김무성 "재보선에 집중" 일정 순연… 서청원 부재 등 정치적 상황도 고려
김무성 호(號)의 본격적 출범을 알리게 될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 및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이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7ㆍ30 재보궐선거까지는 선거 승리에만 당력을 집중키로 한 만큼, 지도부 인선 또한 순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신임 지도부 중 유일한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무 복귀를 미루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당초 재보선 직후 지명직 최고위원 등에 대한 인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무성 호’의 산뜻한 출범을 알리기 위해서는 선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체재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었다. 재보선 판세가 여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이 같은 관측에 좀더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7ㆍ14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서 최고위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무 복귀를 계속 미루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서 최고위원의 복귀 시점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서 최고위원 측은 “당 지도부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면서도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컨티션이 충분히 회복된 뒤”라고 말을 아꼈다.
김 대표 측으로서는 서 최고위원이 빠진 상태에서 당직 인선이 이뤄질 경우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오롯이 질 수밖에 없다는 게 고민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서 최고위원이 인선에 참여하는 모양새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정치적 공세의 빌미를 내주게 되는 셈”이라며 “정치적 상황이 바뀔 때마다 김 대표가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 대표 측은 한때 지명직 최고위원만 재보선 직후 임명하고 주요 당직 인선은 8월 15일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전체 인사를 순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재보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경우 예정대로 당직 인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중요한 건 재보선 승리”라며 “당 인사는 다른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직 인선 과정이 길어지면서, 주요 당직을 노리는 인사들의 물밑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는 김태환 의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장윤석 의원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영우ㆍ김상민 의원 중 한 명이 청년 몫으로 나머지 한 명은 원외인사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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