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죽음 못 믿겠다" 조작 의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인 경기 안성 금수원은 평온함 속 긴장감을 유지했다. 대다수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며 경찰의 발표를 믿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금수원은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남성 한 명이 정문 앞에서 취재진과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할 뿐 내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 한 때 차량 20여대가 금수원 안으로 들어가 유 전 회장의 죽음과 관련된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신도들은 “전 세계에서 신도 2만여명이 모이는 수양회 준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평상시와 같이 4개 중대 320여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금수원 주변을 순찰하며 검문활동을 벌였다.
금수원 측은 유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태종 임시 대변인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신도들에게도 똑같이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원파 신도들은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던 유 전 회장 시신 주변에서 술병이 발견된 점, 사망 2주 만에 시신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점 등을 들어 경찰 발표를 의심했다. 50대 남성 신도는 “유 전 회장이 그렇게 어리숙하게 돌아가실 리 없다. 신도들은 어이 없다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정도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신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황만 봐도 경찰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수원 측은 이날 일체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부검 결과와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본 뒤 공식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정기자 mjkim72@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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