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월 예정된 서남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역대 총리 중 가장 많은 나라를 순방한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는 각 국가를 돌며 집단적 자위권 용인 등 강한 일본을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이웃국가인 한국과 중국은 한차례도 방문하지 못해 실속 없는 외유라는 지적도 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5일~8월 4일 브라질 등 중남미 5개국을 비롯, 8월 6~8일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를 방문한다. 이들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임 이후 1년9개월만에 49개국을 순방하는 셈이 된다. 5년5개월 재임 기간 48개국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치고 역대 가장 많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다. 2006년 1차 내각시절 여소야대 정국속에서 1년간 18개국을 방문한 데 그친 것에 비해 왕성한 외교활동이다.
아베 총리의 지금까지 해외 순방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거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목적이 포함된 것이었다. 향후 순방에서는 여기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을 위한 지지 확보 노력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당장 8월 1일 브라질 방문 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를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일본과 브라질은 내년 창설 70주년을 맞아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기존 상임이사국 5개국에 아시아, 아프리카 각 2개국, 중남미 1개국, 서유럽 및 기타 1개국 등을 추가, 모두 11개국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과 브라질은 2005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렸으나 기존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아베 총리의 중남미 순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지역을 다녀간 지 수일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중국 견제를 위한 의도적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이 중남미에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미국 견제에 나서자 아베 총리도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모처럼 일본 정국이 안정되면서 아베 총리가 외교 행보를 펼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1차 내각시절에도 방문한 한국과 중국 방문은커녕 정상회담조차 실현되지 못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외교가 아니다”라는 지적도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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