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NA·지문 일치'…세월호 책임 '정점' 유병언 사망 확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NA·지문 일치'…세월호 책임 '정점' 유병언 사망 확인

입력
2014.07.22 13:53
0 0

지난달 12일 순천서 시신 발견…경찰 40일간 '무신경'

자녀 대상 수사·재산환수 작업은 계속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의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의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으로 22일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98일만이다.

참사 책임의 정점에 있는 유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월 20일을 전후해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는 운명을 맞았다.

순천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순천서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의 수사활동으로 확보한 유씨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변사자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씨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2일 유씨의 흔적이 마지막으로 드러난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을 한 구 발견해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 검경이 송치재 휴게서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과 금수원 내 유씨 작업실에서 확보한 두 개의 유병언 DNA 시료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 병일(75·구속기소)씨와의 부계 Y염색체와 모계 X염색체(미토콘드리아 확인법)를 대조 확인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로 밝혀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가운데는 유씨 일가 계열사인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 빈병이 들어있었고,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했다.

경찰은 이날 유씨 시신을 국과수 서울 분원으로 옮겨 재부검을 실시 중이다. 재부검이 완료되면 시신이 유씨임이 최종 확인되는 한편 사인과 타살 여부, 사망시점 등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시체 바꿔치기' 가능성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시신의 DNA와 (기존에 확보한 유씨의 DNA가) 일치한다고 발표했고 경찰청의 지문감식 결과도 동일하다"면서 "두 가지 결과를 신뢰한다면 (시신) 바꿔치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 사망이 최종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살아있는 유씨 검거에 실패하면서 검경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유씨의 뒤를 쫓아왔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 5월 25일 유씨의 순천 은신처인 '숲속의 추억'을 덮쳤지만 이미 유씨는 사라졌고 이후 검찰은 전남 해남과 목포 등지로 수색을 확대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유씨가 예상치 못하게 이미 지난 6월께 사망했고 시신은 '숲속의 추억'에서 발견돼 검경의 수색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유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끊긴 송치재 별장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해 4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다가 DNA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유씨 여부를 확인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검찰 관계자는 "밀항 가능성에 제기된데다 도피 조력자로 보이는 구원파 신도들이 전남 일대를 계속 움직이는 등 여러 정황이 있었다"면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높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유씨와 별개로 자녀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유씨 일가의 횡령·배임 범죄 혐의 액수는 모두 2천400억원에 달하며 이중 유씨의 혐의 액수는 1천291억원이다.

경영 비리와 별개로 유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도 받아왔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장남 대균씨는 국내에서 장기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차남 혁기씨와 장녀 섬나씨는 각각 미국과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 혁기씨와 섬나씨에 대해서는 해당국가에 범죄인인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세월호 사건 책임재산 확보 차원에서 유씨 일가 재산에 대한 환수 및 구상권 행사 작업도 계속된다.

인천지검은 총 4회에 걸쳐 유씨 일가 재산 1천54억원 규모에 대하 기소 전 추징보전을 결정을 받았다. 법무부는 세월호 사고 수습비용 및 피해자 보상금 등을 위해 648억원 규모 재산에 대해 가압류 조치했다.

추징보전의 경우 형사상 유죄 확정 판결을 전제로 하는 만큼 유씨 명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절차는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