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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를 필살기로 키운 류현진의 탁월한 손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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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를 필살기로 키운 류현진의 탁월한 손재주

입력
2014.07.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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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류현진이 덕아웃에서 땀을 닦아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진화'한 류현진이 덕아웃에서 땀을 닦아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신무기 컷 패스트볼을 장착한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확실히 한 단계 진화했다.

류현진은 2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5안타 2점으로 묶고 시즌 11승(5패)째를 수확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던지기 시작한 최고 시속 143㎞짜리 '마구'가 경기 초반 결정구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타자의 몸쪽으로 급격하게 휘어지는 이 공의 모양새는 영락없는 컷패스트볼(커터)이다.

정작 공을 뿌리는 류현진은 슬라이더라고 말한다. 일반 슬라이더보다 속도가 빨라 고속 슬라이더라고 봐도 무방한 이 공은 이름에 상관없이 류현진의 새 필살기로 입지를 굳혔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좌완 류현진을 공략하고자 스위치히터 2명을 포함해 9명 전원 우타자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류현진에게 두 번이나 무릎 꿇은 만큼 이번에는 넘어서겠다는 각오였으나 그의 컷 패스트볼에 막혀 또 좌절했다.

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선에 뭇매를 맞은 뒤 직구의 중요성을 실감한 류현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3㎞짜리 빠른 볼을 타자 무릎 쪽에 꽂아 넣는 공격적인 투구로 피츠버그 타선을 압박했다.

상대방이 '전가의 보도'인 체인지업을 기다릴 때 류현진은 허를 찔러 컷패스트볼로 골탕을 먹였다.

1회 앤드루 매커천, 2회 선두 개비 산체스와 러셀 마틴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운 '위닝 샷'이었다.

컷 패스트볼은 은퇴한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무기로 잘 알려졌다. 워낙 휘는 각도가 예리해 스윙하는 타자의 방망이를 부러뜨릴 정도였다.

류현진의 고속 슬라이더도 그것에 버금갔다. 피츠버그의 간판 타자들은 급격한 속도로 꺾이는 이 공을 방망이로 맞히지도 못했다.

피츠버그 타순을 두 번째로 상대한 4회, 상대 타자들이 유인구 컷패스트볼을 골라내면서 집중타를 맞아 2점을 줬으나 류현진은 이후 체인지업, 커브로 볼 배합을 바꿔 타자를 농락하고 추가 실점 없이 바통을 브라이언 윌슨에게 넘겼다.

류현진은 어깨 통증으로 4월 말부터 약 한 달간 부상자명단에 있던 때 릭 허니컷 투수코치에게서 '마구'를 배웠다고 말했다.

보통 정규리그 중 새 구종을 배우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손재주가 좋은 류현진은 금세 이 공을 자신의 신무기로 체득했다.

그는 2006년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할 때에도 선배 구대성에게서 배운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체인지업을 실전에서 응용한 뒤 승부구로 키워 프로를 평정했다.

노력도 노력이나 천부적인 재능이 없다면 단시간에 새 주무기를 준비하기란 불가능하다.

류현진은 후반기부터 컷 패스트볼의 그립으로 던져 고속 슬라이더와 같은 효과를 누리는 이 공의 투구 빈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바깥쪽에 가라앉는 공, 컷패스트볼은 안으로 말려들어 가는 공으로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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