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도 거부하고 천막 당사 "고작 박근혜 따라하기냐" 부정적
승리 자신 수도권 한 곳도 없어 친노 등 조기 전대 요구 태세
7ㆍ30재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중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도부가 단행한 권은희 카드가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전체 선거 판을 수렁에 빠트린 데다 야권연대도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지도부 책임론 차원에서 선거 이후 조기 전대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은 물론 야권 전체가 등돌린 투 톱
당초 이번 재보궐 선거 지형은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참사와 세월호 정국의 여파로 새정치연합에게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투 톱의 리더십과 전략 부재로 선거전망이 우울해지면서 두 대표는 당내는 물론 야권 전체에서도 공격 받는 형국이 됐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는 요즘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태다.
먼저 당내에선 “원칙도 전략도 없는 공천으로 선거를 처음부터 말아 먹었다”며 지도부 책임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다수 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전략공천으로 밀어붙인 권은희 광주 광산을 후보가 도덕성 논란으로 수도권 선거까지 발목을 잡자 “선거 끝날 때까지만 참자”며 가라앉았던 불만 여론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두 대표가 통합 이후 미약한 존재감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 공천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선거판 전체를 망쳤다”고 두 대표를 정조준 했다. 수도권 다른 의원은 “다음 총선에 사용할 권은희 카드를 미리 뽑아 들어 결과적으로 권은희를 죽인 사람이 두 대표”라고 쏘아붙였다.
김ㆍ안 체제가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 바깥 야권 세력도 두 대표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정의당이 지속적으로 제안해온 당대당 야권연대 논의를 김한길 대표가 공식적으로 거부하면서 야권연대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은 “두 대표와 지도부만 부정적으로 얘기하고 후보들은 또 딴소리를 한다. 전형적인 이중플레이로 공천은 당 지도부가 해놓고 책임은 후보들에게 떠넘기고 있는데 이런 대표들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두 대표는 수원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숙식을 해결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었지만 “고작 박근혜 따라 하기냐, 이런 거 도움 안 된다(한 호남 재선 의원)”며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두 대표 책임 물을 것”
당 안팎에선 내년 3월까지 임기인 투톱 체제 지속 여부는 호남을 제외한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6곳의 승패에 달려 있다고 보지만 현재로선 수도권 어디 한곳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당장 두 대표가 선거에서 완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친노(친노무현)ㆍ486ㆍ정세균계 등 구주류들은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다는 차원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 후 조기전대’까지 요구할 태세다. 구주류 측 한 의원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도 내용도 납득하지 못한 공천 과정의 내용을 따지는 일종의 지도부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도부에서조차 “선거 결과에 따라 대표를 바꾸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차기 당권은 2016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모든 계파가 김ㆍ안체제를 겨냥하고 있다. 만약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 이번 선거에서 부활한다면 두 대표의 존재감은 더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야권에서는 “당장 조기전대까지 안 가더라도 재보선 직후 조직강화차원으로 실시되는 지역위원장 선출에서 두 대표의 입김이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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