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동북아트레이드 타워 68층 중 절반 이상 입주자 못 찾고
포스코건설 사옥 1개동 대부분 공실 151층 인천타워는 착공도 못해
국내기업·서비스업에 혜택 거의 없어 썰렁한 도심 외국기업도 입주 꺼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업무용 초고층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외관만 그럴듯할 뿐 건물 속은 텅 비어있어 ‘허울뿐인 국제도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30층 이상 업무 및 비즈니스 건물은 4개이며, 앞으로 공사가 계획된 건물도 5,6개에 달한다. 하지만 대다수 건물들이 입주업체 유치나 사무실 임대가 이뤄지지 않아 빈 건물로 남아 있어 ‘공실’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일 준공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 한가운데 우뚝 선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다. 이 건물은 지하3층 지상68층 높이 305m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공사를 시작한지 8년 만에 총사업비 5,000억원을 들여 완공됐으며 한국적 곡선을 사용해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외관을 자랑한다.
이 초고층 건물은 그 위용 덕에 송도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지만 정작 건물의 활용을 놓고 보면 근심 덩어리다. 68층 건물인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는 상층부는 호텔로 쓰고, 하층부 30여층은 사무실로 사용될 예정이다. 36~64층인 29개 층에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 호텔이 오는 23일 문을 열고 영업을 앞두고 있지만 나머지 층들은 아직 입주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상층부 호텔 이외 대우인터내셔널이 올해 안에 입주해 9~21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나머지 층들도 국내외 기업과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입주 계약 등 진전된 건 없다”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 서쪽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사옥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상37층 지하4층 규모의 쌍둥이 빌딩이 나란히 서 있지만 완공된 지 4년이 넘도록 절반이 비어 있다. 건물 한 동은 포스코건설이 입주해 전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 동은 불과 3개층만 사무실이 입주해 있고, 나머지 34개층은 텅 비어 있다. 이 건물의 경우 포스코건설 계열사들이나 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입주를 타진해 왔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2010년 준공 후 이제껏 입주 기업들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청 맞은편에 있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퀘어(IBS) 빌딩의 입주율도 10% 수준에 불과하다. 지하 4층 지상 35층 규모의 이 빌딩은 5개층을 제외한 30층의 사무실 공간이 텅 비어 있다. 이밖에 송도 6ㆍ8공구에 계획된 151층 규모의 인천타워는 부동기 경기 침체와 자금난 등으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업무용 빌딩의 공실 현상은 송도국제도시의 기업유치가 지지부진한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은 모은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외국기업에만 주면서 국내기업들의 입주 유치가 부진해 졌고, 이 때문에 송도신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외국기업들조차 입주를 꺼리고 있다”면서 “고용창출효과가 큰 서비스 관련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전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기형 인천경체자유구역청 차장은 “송도국제도시의 높은 공실률은 송도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송도 가치를 낮출 수도 있는 만큼 입주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보다 전략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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