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 '0416 캠페인' 기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실천문학사)가 21일 발간됐다. 참사 100일을 사흘 앞두고 나온 이 시집에는 한국작가회의에서 활동하는 시인 69명이 한 편씩 쓴 추모시가 담겼다. 강은교, 고은, 곽재구, 나희덕, 도종환, 송경동, 신현림, 함민복 등 한국의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참여했다.
시집에는 희생자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어른으로서의 부끄러움, 이 사회에 대한 분노와 같은 감정이 복잡하게 엉겨 있다. 김선우 시인은 “가만히 기다린 봄이 얼어붙은 시신으로 올라오고 있다 / 욕되고 부끄럽다, 이 참담한 땅의 어른이라는 것이”(‘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애도했다. 나희덕 시인은 “움직여라, 움직여라, 움직여라, 누군가 이 말이라도 해주었더라면”(‘난파된 교실‘)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고은 시인은 ‘이름 짓지 못한 시’라는 제하에 “이 찬란한 아이들 생때같은 새끼들을 / 앞세우고 살아갈 세상이 / 얼마나 몹쓸 살 판입니까”라고 분노를 토했다. 송경동 시인은 “온 사회가 세월호였다”면서 “선장으로 기관수로 갑판원으로 조타수로 나서야 한다”(‘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며 시민들의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실천문학사 측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무하고 유족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근원은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다”면서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인들의 인세 전액과 출판사 수익금의 10%는 아름다운재단 ‘기억 0416 캠페인’에 기부된다. ‘기억 0416캠페인’은 ▦참사의 사회적 기록을 위한 시민아카이브 구축 지원 ▦지역 사회복지사의 유가족 방문 활동 지원 ▦안산지역 시민복지단체의 장기 치유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이다. 시집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으며 24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행사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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