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포장층 아래 흙 유실로

국회 앞길-잠실 등 잇단 발견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에서 싱크홀이 연달아 발견됐다. 왼쪽은 6월 19일에, 오른쪽은 7월17일에 발견된 싱크홀. 서울시 제공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싱크홀(sinkhole)이 잇따라 발견돼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도로에서 가로 1m, 세로 1m, 깊이 1.5m짜리 구덩이가 발견됐다. 같은 날 송파구 잠실운동장 인근 백제고분로에서도 가로 0.3m, 세로 0.5m, 깊이 2m짜리 구덩이를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국회도로에서는 지난달 19일에도 가로 3m, 세로 3m, 깊이 4m짜리 구덩이가 발견됐었다. 앞서 6월에는 송파구 방이동 석촌호수 옆 도로 세 곳에서, 또 강서구 등촌동 증미역 인근 도로 한복판에서 각각 지표면이 움푹 파인 침하 현상이 발생해 지자체가 조사에 나섰다. 택시기사 강일원(70)씨는 “싱크홀은 대처가 힘들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싱크홀은 통상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땅 속 물길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반이 내려 앉아 발생한다. 앞서 석촌호수 옆 싱크홀에 대해 주민들은 제2롯데월드 터파기 공사로 지하수가 유출돼 지반이 약해진 것 아니냐고 우려했었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 결과 하수관 파손과 상수도관 누수로 도로 포장층 아랫부분 흙이 유실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 포장층은 두께 20㎝의 아스팔트 아래에 모래와 자갈 등으로 다져진 흙이 60㎝ 정도 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 최연후 팀장은 “도로 포장층 일부가 내려앉은 것으로 엄밀히 말해 원지반이 꺼지는 싱크홀과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최항석 고려대 지반공학과 교수도 “약해진 포장층 위를 차량이 지나다니다 보니 균열이 발생하고 구멍이 나는 것”이라며 “봄이 되면서 겨우내 얼어있던 포장층이 녹으면 그 밑 자갈층과 포장층이 분리돼 흙이 빠져나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국회 도로 앞 싱크홀도 지하철 굴착 공사나 상ㆍ하수도 누수로 인한 토사 유실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 팀장은 “싱크홀은 지하철 등 굴착공사를 했던 지역에서 발견된 경우가 많았다”며 “안전 우려가 있는 만큼 지하 구조물 형상 파악(GPR) 탐사를 진행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김현기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전부터 주변 공사로 인한 지반 침하는 종종 있어 왔다”며 “다만 싱크홀이란 말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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