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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동참 지혜롭게 이끌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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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동참 지혜롭게 이끌도록

입력
2014.07.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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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7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남북실무접촉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며 결렬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북측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장의 담화에서 “남측이 터무니 없이 사실을 왜곡해 파렴치한 모략 소동에 매달리고 있는 데 대해 격분을 금치 못한다”면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 여부는 남한 당국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측 담화에 따르면 남측이 문제 삼았다는 쟁점은 선수단과 응원단의 규모, 인공기와 한반도기 등 응원용 깃발의 사용 여부 및 규격, 응원 방식, 선수단의 체류비용 등이다. 남측은 350명씩 700명에 달하는 선수단과 응원단이 너무 많다고 했으며 인공기와 한반도기에 대해서는 “너무 크면 안 된다”는 식으로 트집을 잡았다는 게 북측 주장이다. 또 선수단의 체류비용과 관련해서는 국제관례니 대회규정이니 하며 ‘자부담 원칙’을 주장해 자신들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북측의 일방적인 주장이어서 어디까지 맞는지 알 수 없으나 우리 당국은 예상을 넘은 선수단과 응원단 규모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이 경기장 안팎을 휘젓고 다닐 경우 경호나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체류비용도 신경 쓰일 터이다. 과거 세 차례 북측 응원단 파견 때는“남측이 최대한 편의를 제공한다는”는 합의에 따라 우리가 부담했으나 이번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기류가 사뭇 다르다.

북 매체들은 어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북측 축구대표팀 경기를 관람한 사실을 소개하며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기정사실화했다. “우리 선수들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계기”라는 김정은의 말도 소개했다. 이로 미뤄 북측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의지는 상당히 강해 보인다.

하지만 잇단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대규모 선수단 및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 남북관계 개선과 불신 해소를 위해서라는 그들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남북관계 경색이 오래됐는데 갑자기 선수단과 응원단이 몰려오면 남한 사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정도는 감안하는 게 마땅하다. 우리 당국도 5ㆍ24조치나 보수진영의 거부감 등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하게 북측을 지원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의 흥행과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 이래 경색을 면치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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