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일괄 매각” vs 경주시 “유보해야”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상가 매각을 둘러싸고 경북관광공사와 경주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경북관광공사는 단지 내 보문야외공연장과 상가를 일괄매각하기 위해 매각공고와 경쟁입찰까지 벌이고 있지만 경주시는 매각대상에서 보문야외공연장을 제외하고 상가매각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북관광공사는 지난 4월8일자로 경주시 신평동 375 보문상가 2만6,563㎡ 부지와 17동의 지상건축물 등을 106억5,000만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난달 27일 세번째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입찰에 응한 2개 업체 중 1개가 돌연 포기, 또 다시 유찰됐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최근 경북관광공사와 경북도에 보문상가 내 야외공연장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하고, 상가매각도 유보해달라는 협조공문을 수 차례 발송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보문야외공연장은 연간 800만 명이 찾는 단지 내 랜드마크로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매각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또 전통건축 양식인 상가들도 지역 정서에 적합하고 역사적 가치도 있다.
하지만 상가건물의 역사적 가치가 크지 않은데다 공사 측이 매각 승인을 받고도 경주시와 이에 대한 협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으면서 경주시와 시의회의 불만을 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15년 전부터 매각대상 건물로 지정, 매각을 추진해 오는 동안 방관하던 경주시가 갑작스럽게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야외공연장의 경우 경주시와 협의를 가질 수는 있지만 상가매각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공사는 2012년 6월 지방공기업으로 전환한 후 경영혁신과 부채감축 방안의 하나로 경북도로부터 보문상가 매각을 승인받았다. 1979년 개장한 보문상가는 음식점과 기념품점 위주로 장사를 하다 지금은 매점과 오락실, 자전거 대여점 등 시대에 뒤떨어진 가게들이 난립한데다 13개동 34개 매장 중 12개가 비어있는 상태다. 야외공연장은 국악과 각종 공연 등에 활용됐으나 최근 수상공연장 건립 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공사 측은 이달 한달 간 상가매각과 관련된 경주시의 방안을 기다려본 후 매각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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