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의 5년 뒤 이야기로 꾸며
용 사냥꾼 거느린 악당과 대결
어머니 첫 등장해 흥미 더해
형형색색 용 만나는 재미도 쏠쏠
소년에서 청년으로. 4년 전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와 23일 개봉하는 속편 ‘드래곤 길들이기 2’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한다. 바이킹의 세계에서 나약한 꼬마에 불과했던 히컵이 공포의 대상이었던 용 투슬리스와 우정을 쌓으며 용맹한 소년으로 자라나는 내용이 1편의 핵심이었다면 2편은 씩씩한 소년에서 듬직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필연적으로 이야기의 규모가 커졌고 분위기는 좀 더 어두워졌다.
2편의 시작은 1편에서 5년 뒤. 꼬마 영웅 히컵의 활약 덕에 버크 섬 주민들은 용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고 있다. 마을에 용들이 머무는 호텔까지 생겼을 정도. 영화는 버크 섬과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버크 섬 주민들의 활기찬 ‘드래곤 레이스’를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5년이 지난 만큼 히컵도 더 이상 애송이가 아니다. 투슬리스와 섬 밖의 세상을 탐험하는 것보다 즐거운 일은 없지만, 아버지 스토이크에게서 언젠간 족장 자리를 넘겨 받아야 한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다. 히컵과 버크섬을 감싸는 따스한 평화는 악당 드라고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다. 용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무적의 악당 드라고는 용 사냥꾼을 동원해 세상의 모든 용을 지배하려 한다. 그에겐 뜨거운 화염 대신 송곳 같은 얼음을 뿜는 용의 왕 비윌더비스트가 있는데 투슬리스의 힘으론 어림도 없는 상대다.
‘드래곤 길들이기 2’는 10대 초ㆍ중반 아동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지만 1편처럼 마냥 달콤하고 유쾌하지만은 않다. 힘으로는 결코 대적할 수 없는 악당이 등장하고 주인공 가까이에 있는 캐릭터가 죽기까지 한다. 히컵이 어른이 되는 성장통일까. 히컵과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1편에 나오지 않았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등장이 변수로 작용한다. 용 사냥꾼부터 새로운 악당, 히컵 어머니까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점점 흥미로워지지만, 이야기의 잔가지들이 하나로 잘 뭉쳐지지 않아 종종 헐거운 인상을 준다. 그래서인지 어른 관객에게도 1편만큼 동심을 자극하진 못한다.
1편보다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드래곤 길들이기 2’는 오락영화로서 만듦새가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 시작부분의 레이스 장면을 비롯해 히컵이 투슬리스와 하늘을 나는 장면의 3D 효과는 실제로 하늘을 나는 듯한 쾌감을 안겨준다. 용과 함께 하는 활강의 속도감만큼이나 이야기의 속도가 빨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히컵 친구들의 비중이 축소돼 웃음의 양이 약간 줄긴 했지만, 1편이 보여준 위트와 유머는 여전하다.
투슬리스는 애완견 같은 귀여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용들과 만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1편만큼의 즐거움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꽤 만족스럽게 볼 수 있는 가족용 애니메이션이다. 어른이 돼 있을 히컵과 투슬리스, 새롭게 등장한 어머니의 활약이 담길 3편은 2016년 여름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전체관람가.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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