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서 시작된 모디슈머(Modify+Consumer·기존 레시피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기호에 맞게 섞어 먹거나 새로운 조리법을 만드는 소비계층) 바람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타고 디저트, 음료에도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모디슈머 레시피를 온라인이나 TV광고를 통해 홍보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푸딩브랜드 쁘띠첼은 냉동실에 얼리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된다는 레시피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자 아예 가장 맛있게 얼리는 시간과 시식방법 등을 담은‘프로즌 푸딩’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CJ측은 스윗푸딩 레어치즈와 블루베리를 섞어 냉동실에서 4시간 얼린 다음 5분 동안 꺼내놓아 살짝 녹인 후 먹는 레시피를 제안하고 있다.
편의점 CU에서 출시한 자체브랜드(PB) 간편식 자이언트 떡볶이는 냉장간편식 가운데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서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이언트 떡볶이 위에 치즈를 녹여먹는 레시피가 블로그에 확산되자 CU는 두 제품을 세트로 구성해 할인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사탕 ‘폭신폭신 말랑카우’는 에어레이션 공법을 적용해 폭신한 식감이 특징인데 막대에 꽂아 가스레인지에 구워먹는 레시피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월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스 불에서 약 10㎝거리를 두고 말랑카우를 살살 돌려가며 타지 않게 굽는 게 관건인데,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마시멜로와 같은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다는 후기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색다르게 먹는 법을 광고하기도 한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최근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여름철에는 냉장고에서 꺼내먹으면 ‘초코파이스크림’(초코파이+아이스크림)이 된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환타는 명동, 영등포를 돌며 오렌지, 포도, 딸기, 파인애플 등 환타의 다양한 맛을 섞어 새로운 환타로 만들어주는 행사를 벌이는 한편 믹스를 만들어 먹어보라는 내용의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앞서 크라운해태제과의 ‘초코하임’ 시리즈는 포장에 시원한 파란 얼음 모양의 디자인을 넣는 한편 ‘냉장고에 넣어서 드세요’라는 문구를 삽입하기도 했다. 한편 농심은 냉동실에 20분 얼리면 과자 포장에 인쇄된 스노우맨의 얼굴에 고글이 드러나는 얼려먹는 과자인 ‘아이스콘’을 최근 출시했다. 이는 과자들의 매출이 여름철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업체들이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여름철 레시피를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모디슈머 레시피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제품 마케팅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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