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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울퉁불퉁...여름철 여성 노리는 불청객, 하지정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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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울퉁불퉁...여름철 여성 노리는 불청객, 하지정맥류

입력
2014.07.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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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 10년 지난 40~50세에 많고, 혈관 팽창하는 여름철에 환자 증가

다이어트ㆍ피임약ㆍ하이힐 영향으로 20~30대 여성 환자도 늘어나

방치하면 숙면 방해ㆍ피부궤양 초래, 틈틈이 다리ㆍ발목 운동으로 예방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궤양 등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서울하정외과 나창현 원장이 하지정맥류 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하정외과 제공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궤양 등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서울하정외과 나창현 원장이 하지정맥류 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하정외과 제공

하이힐, 피임약, 임신, 변비,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변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지정맥류에 걸릴 확률이 높은 여성이 가진 문제다.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하지정맥류 환자의 68.3%가 여성이었다.

여성에게 많고 여름철에 많이 발병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의 피가 제대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해 다리에 고여 다리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하지정맥류다. 강장 큰 원인은 판막손상 때문이다. 판막이 손상되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정맥피가 다리에 고여 혈관이 부푼다. 다리에 거미줄 모양의 실핏줄이 보이거나 정맥이 밖으로 돌출된다.

여성들이 왜 하지정맥류에 잘 걸릴까. 나창현 서울하정외과 원장은 “부모가 하지정맥류를 앓은 여성의 60%가 하지정맥류에 걸린다”며 “병원에서 치료한 환자 중 임신 후 10년이 지난 40~50세 여성이 걸릴 위험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변화, 피임약 복용, 하이힐 착용 등 원인으로 20~30대 여성 환자도 늘고 있다”며 “겨울철에 비해 혈관이 팽창하는 여름철에 환자가 느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심평원이 최근 5년간 진료인원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하지정맥류 진료인원은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해 7월까지 증가하다 8월부터 감소했다. 나 원장은 “여름철에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핏줄돌출 등 외관상 문제로 인해 활동에 부담을 느낀 여성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적극 나서는 것도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임신·피임약 복용·하이힐·반신욕 등 원인 다양

구체적인 원인을 보면 여성이 하지정맥류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임신이다. 임신하면 복압(腹壓)이 생겨 종아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피의 흐름을 방해한다.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 분비로 인한 혈관확장도 문제다. 정맥피가 복부를 통과해야 하는데 복압으로 방해를 받고 여성호르몬 분비로 혈관이 확장돼 판막이 손상돼 하지정맥류가 생긴다.

나 원장은 “초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임신 시 하지정맥류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여성이 그리 많지 않다”며 “판막이 손상된 지 모르고 생활하다 40대가 넘어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이이 많다”고 설명했다.

피임약도 하지정맥류 질환의 원인이다. 나 원장은 “피임약을 복용하면 여성호르몬이 분비돼 혈관이 느슨해져 판막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도 하지정맥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이힐을 신으면 정맥피를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종아리근육의 운동량이 줄어 질환 발병을 부추길 수 있다. 나 원장은 “정맥피를 심장으로 올려 보내기 위해서는 발목운동 등을 통해 종아리근육 수축시켜야 하는데 하이힐의 경우 발목운동이 되지 않아 다리에 피로가 쌓이고 피가 순환되지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급격한 체중변화도 문제다. 나 원장은 “다이어트 등으로 급격히 체중이 줄거나 과식, 운동부족 등으로 체중이 늘어나면 혈관이 팽창돼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아로마요법 등이 인기를 끌면서 반신욕을 즐기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과도한 반신욕도 하지정맥류에 원인이 될 수 있다. 매일 1~2시간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할 경우 하지 혈관을 팽창시켜 이미 발생한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백화점 직원 등 서서 일하는 여성 위험

하지정맥류는 기본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다리가 붓고 무거워 쉽게 피곤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피부순환을 방해해 악화하면 피부가 녹고 썩는 피부궤양까지 초래할 수 있다. 피로가 쌓이면 발생하는 젖산을 우리 몸에서 방출하는 정맥피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고 축적돼 야간에 쥐가 일어나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질환인 것이다.

문제는 자가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나 원장은 “초기에 다리가 붓고 피곤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러한 증상이 사라져 별 것 아니라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며 “가려움 등으로 인해 피부질환으로 착각해 피부과에서 치료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시간 서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교사, 백화점 직원, 사무직 여성들이 하지정맥류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선 스키니진, 부츠, 하이힐 착용을 삼가고 틈틈이 다리와 발목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나 원장은 “발목 안쪽에 생긴 피부궤양이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고 지속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압박스타킹을 착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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