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피 10년 만에 잡힌 석촌호수 살인범 징역 12년

2004년 ‘석촌호수 살인사건’의 주범이 10년 만에 붙잡혀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김환수)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7)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2004년 1월 후배 강모(32), 유모(36)씨와 경기 성남시 한 운수업체 주차장에서 이 회사 대표 전모(당시 43세)씨가 자신의 승용차에 타려는 순간 차 안으로 전씨를 밀어 넣고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흉기로 목을 찔러 살해했다.

이씨는 이 업체에 현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씨의 지갑에서 100만원권 수표 세 장과 신용카드 두 장을 챙긴 뒤 시신을 실은 승용차를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 인근 길가에 버리고 도주했다.

공범 강씨와 유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검거돼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을 선고 받았지만 주범 이씨는 중국으로 달아나 처벌을 피했다. 그는 친형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적은 뒤 자신의 사진을 붙인 외국인등록증으로 신분을 감춘 채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다가 불법체류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지난해 1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대상을 지목해 범행을 주도했고, 범행 후 중국으로 도망쳐 처벌을 회피한 점 등을 고려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