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국 25만명의 기자에게 위안화 위조 방지 기술이 도입된 새 기자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15일부터 2014년판 기자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25만명의 기자는 10월25일까지 옛 기자증을 새 기자증으로 교환해야 한다. 특히 여권 형태의 새 기자증엔 위조를 막기 위한 각종 최첨단 기술이 모두 적용됐다.
먼저 기자증의 속지 표면에 굴곡이 져 있다. 손으로 만져보면 오돌토돌함을 느낄 수 있다. 위안화에 사용되던 위조 화폐 방지 기술이 기자증에 차용된 것이다. 평상시엔 안 보이지만 자외선등 아래서만 사진의 모습이 드러나는 위조 방지 기술도 쓰였다. 나아가 2차원 바코드(QR코드)로 디지털 복사도 불가능하게 했다. 휴대폰으로 이 QR코드를 찍어 인터넷을 조회하면 기자증의 진위 여부도 곧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새 기자증엔 또 발급 시 부여되는 기자증 고유 번호와 신분증 번호가 함께 적혀 있어 모든 기자는 단 한 개의 기자증만 소유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이 새 기자증을 발급하며 위조를 막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은 그 만큼 가짜 기자증을 갖고 횡포를 부리는 사이비 기자가 많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의 한 탄광 사고현장에선 사이비 기자들이 대거 몰려 돈을 갈취, 사회 문제가 됐다. 지난 3월에는 산시성(陝西省) 싱핑(興平)시에서 류(劉)모씨 등 4명이 ‘산시 방송국’ 기자를 사칭하며 카메라를 들고 수리국과 공안국 등을 취재하다 적발된 적도 있다. 심지어 마을 주민 전체가 위조 기자증을 소지한 ‘사이비기자 마을’도 있었다.
진짜 기자라고 해도 부패나 이권에 연루되는 일도 잦다. 최근 중국 관영 CCTV의 경제채널은 부책임자인 리융(李勇) 부총감과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경제정보연보’의 진행자인 루이청강(芮成鋼), 여성앵커 아오양즈웨이(歐陽智薇) 등이 줄줄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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