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포 사격에 어린이 4명 사망
국제사회 이스라엘 비난 여론 들끓어
일시 휴전 했으나 2시간만에 파기
이스라엘 해군의 함포 사격으로 가자 해변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어린이 4명이 숨진 것에 대해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7일 일시 휴전했으나 2시간 만에 파기됐다. 미국의 강력한 주문으로 이집트가 다시 중재한 양측 휴전 협상마저 결렬돼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도적 지원을 이유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5시간 동안 일시 휴전했다. 명백한 오폭으로 민간인, 그것도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바람에 궁지에 몰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물과 음식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일시 휴전하라’는 유엔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스라엘은 ‘공격이 중단된 사이 하마스가 공격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고 먼저 휴전에 동의했고,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논의한 끝에 분쟁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휴전하기 직전까지 열흘째 이스라엘의 공습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이 계속돼 희생자는 급증했다. 가자 지구 의료당국은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휴전 직전 227명에 달했고, 부상자도 1,67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국제 여론은 특히 4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를 낸 이스라엘 해군의 함포 사격을 집중 비난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해군이 16일 오후 1시쯤 가자 지구 해변으로 함포 3발을 발사했다. 당시 해변에서 축구를 하던 어린이 10여명은 첫 포탄이 떨어진 직후 흩어져 도망쳤으나 곧바로 두 번째와 세 번째 포탄이 날아들어 희생자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아흐메드 하세라(22)는 “해변에서 축구를 하던 어린이 희생자는 모두 15세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비난이 쏟아지자 “예비조사 결과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겨냥한 작전으로 밝혀졌으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비극”이라고 해명했다.
5시간 일시 휴전도 2시간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17일 낮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박격포탄이 가자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에슈콜에 떨어진 것이다. 사상자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도 곧 바로 대포를 발사해 휴전은 깨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하마스는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며 “이스라엘이 거짓말을 해 공격의 빌미로 삼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일시 휴전과는 별도로 이집트 정부의 중재로 카이로에서 열렸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대표 간 휴전 협상도 끝내 결렬됐다. 양측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오전 6시부터 새로 휴전한다”는 내용의 잠정 합의에 이르러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가 합의안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강경파인 아비그도르 리버만 외무장관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휴전 협정’이라며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협상에 이르렀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시 휴전이 종료된 직후 이스라엘의 공습은 재개됐다. AFP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휴전이 끝난 17일 오후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 지구 북쪽의 무인지대를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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