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상품 상담부터 대출까지 한자리서
복잡했던 상품들, 햇살론으로 통일 / 취약층 맞춤형 채무조정 도입도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이 수많은 서민금융 관련 지원 창구들을 돌아다니며 대출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비슷한 금융상품들이 즐비해 선택하기도 어려웠다. 빚에 쫓겨 지친 저신용 서민들에게 단일화되지 않은 이들 창구는 장벽이었다. 하지만 이르면 10월부터 서민금융상품 관련 상담, 대출 등을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돼 이들의 어깨가 한층 가벼워질 전망이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협의회를 열어 국민행복기금과 신용회복위원회 등 서민금융기구들을 일원화한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더불어 여러 서민금융상품 명칭을 ‘햇살론’으로 통합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서민금융 지원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그 동안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려면 저축은행 등 여러 금융회사들을 하나하나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10월부터 전국에 단계적으로 설립되는 30개 서민금융 통합 거점센터를 찾아가면 한 자리에서 채무현황에 가장 알맞은 금융상품을 상담 받고, 앉은 자리에서 해당 금융기관으로 바로 연결이 가능해진다. 자금대출뿐 아니라 일자리 소개 등 자활지원에 대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들 센터에서는 서민형 프라이빗뱅킹(PB) 기능을 도맡아 민간 금융상품도 알선해준다. 기존에 개인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가입하면 중개수수료가 들어가 금리가 높았지만, 센터에서 소개 받으면 중개수수료가 최대 5%포인트가량 절감돼 보다 낮은 금리의 상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햇살론으로 상품 일원화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복잡했던 서민금융상품들도 10월부터 햇살론으로 통일되며, 대신 지원 대상과 목적에 따라 나눠진다. 지원요건은 은행 등 제도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로 동일하다. 햇살론1은 일반 생활안정자금 지원 상품이고, 햇살론2는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햇살론3은 고용과 주거와 관련한 자금을 지원한다. 햇살론4는 성실상환자가 은행제도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상품이다. 다만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미소금융 상품은 현행 유지한다. 금융위는 또 국민임대주택 거주자, 편부모 가구 등에 임차보증금을 지원해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전용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맞춤형 채무조정 지원
맞춤형 채무조정 지원제도도 마련한다. 기존에는 금융회사에서 정한 자율협약에 따라 채무를 갚아야 했다. 하지만 대상을 세분화해 채무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일반 채무자들은 기존 협약 방식으로 채무를 조정하되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소형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았거나 파산신청이 큰 의미가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소규모 채권을 매입해 부담을 줄여준다. 이마저도 어려운 과다채무자에겐 법원과 연계해 공적 채무조정을 지원해준다.
이들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새롭게 출범하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자본금은 약 5,000억~1조원 규모이며 서민금융 유관기관과 민간 금융회사 등이 출자한다.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등을 위한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달 중 입법예고하고 올해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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