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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의 경고 "세계경제 대혼돈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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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의 경고 "세계경제 대혼돈 올 수도"

입력
2014.07.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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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등서 극단주의자 집권 땐 생각 다른 서방에 징벌 가할 것"

옐런 연준의장은 가짜 새벽 경계 "임금인상 낮아 경제 상황 불확실"

제2의 '닥터 둠'으로 유명한 마크 그랜트가 세계 시장의 대혼돈을 경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2의 '닥터 둠'으로 유명한 마크 그랜트가 세계 시장의 대혼돈을 경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중국 베이징의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럽 경제위기를 사전 경고해 유명해진 금융시장분석가 마크 그랜트가 시장 혼란을 다시 경고해 주목된다고 폴리티코가 15일 전했다. 뉴욕 월가 분석가의 경고를 워싱턴의 정치전문지가 소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사우스웨스트 증권사 임원인 그랜트는 최근 고객들에게 ‘혼돈의 한 주’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번에 그랜트가 시장비관론자인 ‘닥터 둠’이 된 배경은 중동의 불안 때문이다. 그는 중동 불안이 당장 시장에 충격을 던진다기 보다 시장을 예측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의미에서 카오스(혼돈) 이론을 동원했다.

그랜트는 “우리는 중동의 심장부에 급진 무슬림 테러국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너무 많이 확산된데다 심각하고 또 지속되는 탓에 시장이 오랫동안 무시해왔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시장이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원유 가격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금과 미국채 가격도 반등을 시작할 수 있다고 그랜트는 예상했다.

경제전문채널인 CNBC와 블룸버그에 단골 출연하는 그랜트는 ‘유럽경제의 누리엘 루비니’로 불린다. 2008년 금융위기를 미리 경고했던 루비니 뉴욕대 교수처럼 그랜트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시장에 미리 경고음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중동 문제에 대해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만한 재료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는 바로 문 앞에서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고 있다”며 휴대폰, 신발이 항공당국 검색 대상인 현실을 언급했다. 이어 “만약 시리아와 이라크가 붕괴해 극단주의자들이 새로 집권한다면 이들은 국경선 너머를 바라보며 자신들과 생각을 공유하지 않는 우리에게 징벌을 가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랜트의 경고는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5월부터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며 1만7,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랜트의 경고 직후인 15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가짜 새벽’이야기로 경제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옐런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반기 경제ㆍ통화 정책을 보고하면서 “우리는 익히 가짜 새벽을 봐 왔다”며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먼저 강조했다. 이어 “노동시장이 개선되면 금리인상이 조기에 이뤄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노동시장에서 의미심장한 부진한 신호가 있다”고 임금인상 속도가 느린 문제를 지적했다. 6월 실업률이 예상치 이하인 6.1%까지 떨어졌지만 임금이 오르지 않아 체감경기는 낮다는 것이다.

옐런은 “경제 성장이 느려 경기를 계속 부양할 계획”이라며 “근본적 경제 여건이 조만간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언론은 옐런의 발언이 올 10월 양적 완화를 종료해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12월에도 가짜 새벽 논란이 제기됐다.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것처럼 보여도 이는 신기루이기 때문에 경기부양 정책을 조기에 거두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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