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클로드 융커(59)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유럽연합(EU) 행정권력의 수장인 집행위원장에 선출됐다.
유럽의회는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실시된 융커 집행위원장 지명자 찬반 투표에서 찬성 422표, 반대 250표로 융커를 차기 EU 집행위원장으로 뽑았다. 융커는 조제 마누엘 바호주 현 집행위원장에 이어 오는 11월 1일부터 5년 동안 EU 집행위를 이끈다.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의장직을 맡는 등 EU의 권한 확대를 주창해온 대표적인 유럽통합파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반EU 여론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유럽에서 반EU 정서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구시대 인물 융커에게 개혁을 맡길 수 없다고 반대했다.
융커는 이날 투표에 앞서 의회 연설을 통해 EU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유럽의 경제성장과 경쟁력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3년간 3,000억유로(419조원)의 투자 계획을 제안했다. EU와 유럽투자은행(EIB), 민간부문 자금을 끌어들여 에너지, 교통,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산업 단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융커는 또 집행위원장 재직 동안 EU 회원국을 추가로 확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U는 과거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회원국이 15개에서 28개로 급증했다. 융커는 EU 전 회원국에서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민영화 등으로 위협받는 EU 회원국의 공공 서비스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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