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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다윗과 대선 주자 골리앗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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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다윗과 대선 주자 골리앗의 대결

입력
2014.07.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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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용남 vs 새정치 손학규

경기 수원병(팔달) 재보궐 선거는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 비유된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 부자(父子)가 22년간 일궈온 텃밭을 사수하겠다며 출마한 40대 정치신인 김용남 후보를 겨냥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팔달 지역이 사실상 남경필 지사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에서 “경기도를 이끌어갈 대표 정치인이 누구냐”를 가르는 전ㆍ현직 경기지사의 대리전 성격도 엿보인다.

검사 출신의 김용남 후보는 수원 토박이라는 점을 앞세워 손 후보를 ‘뜨내기 후보’로 몰아붙이며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평생을 수원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김 후보는 “뽑아주시면 떠나지 않고 봉사하겠다”며 지역 일꾼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손 후보가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구를 옮겨 온 것을 꼬집어 이른바 “일꾼 대 정치인”으로 선거구도를 짜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남경필 지사에게도 크게 기대고 있다. 팔달은 남 지사의 선친인 고(故) 남평우 전 의원이 1992년 14대 총선 때 당선된 이래 남 지사가 내리 5선을 지낸 명실상부한 여당 텃밭이다. 지리적으로 수원을(권선)과 정(영통)을 사이에 둔 팔달은 수원 화성을 끼고 있는 지동시장 등 재래시장이 밀집한 구(舊)도심이 절반을 차지, 수원 내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하고 지역 토박이들 입김이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실제 야당 후보들이 선거사무실을 구하려 해도 건물 임대업자들이 “몇 푼 벌려다 지역에서 신망 잃는다”며 고사했을 정도로 충성도 높은 보수성향 지지자들이 많다. 팔달구 장안동에서 만난 이문자(72)씨는 “아무래도 자기 고향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더 일을 잘하지 않겠냐.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인다”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그러나 아직은 김 후보가 손학규라는 브랜드 파워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손 후보가 경기지사를 역임해 ‘외지인’이라는 거부감이 덜하고, 도리어 거물급 정치인을 반기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특히 토박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도심과 달리 아파트촌이 밀집한 인계동과 우만동 주변 신도심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된 것도 손 후보 측에 유리한 요인이다. 인계동에 거주하는 한모(34ㆍ회사원)씨는 “주변에서 손학규 후보가 그냥 거쳐 가는 거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새누리당 후보를 아는 사람이 거의 드물어 손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는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 후보 캠프는 “남경필 지사에 대한 피로도를 호소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면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남 지사가 의정활동 기간 지역구 개발 요구에 소홀해 불만이 축적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6ㆍ4 지방선거만 해도 팔달 지역에서 남 지사는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에게 52.5%대 47.5%로 5% 포인트 가까이 따돌렸지만, 수원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용서 후보가 41.6%로 새정치연합 염태영 후보(55.5%)에게 크게 뒤지는 등 새누리당 아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에서는 각각 당 대변인 출신의 이정미 후보와 수원시장에도 출마한 바 있는 임미숙 후보 등 여성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지지율은 미미해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수원=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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