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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순찰 일지에 자신 희화화한 그림 늘자 범행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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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순찰 일지에 자신 희화화한 그림 늘자 범행 결심"

입력
2014.07.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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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GOP 사고 수사결과 발표… 고교 때 왕따 등 누적된 분노도 영향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 순찰일지 표지에는 각 소대원들의 모습이 캐릭터로 낙서되어 있고 임병장은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려졌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 순찰일지 표지에는 각 소대원들의 모습이 캐릭터로 낙서되어 있고 임병장은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려졌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의 모습. 순찰일지 표지에는 각 소대원들의 모습이 캐릭터로 낙서되어 있고 임병장은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렸졌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의 모습. 순찰일지 표지에는 각 소대원들의 모습이 캐릭터로 낙서되어 있고 임병장은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 등으로 그렸졌다. 연합뉴스

고성 GOP(일반전초)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임모(22) 병장은 사건 당일 순찰일지에 자신을 희화화한 그림이 평소보다 많아진 데 격분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거 과정에서 군 수색팀은 6차례나 임 병장을 만났는데도 체포에 실패하는 등 허술한 검거작전도 드러났다.

육군 중앙수사단이 15일 발표한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에 따르면 임 병장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전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쯤 순찰일지 겉표지에 자신을 희화화한 그림이 늘어나 있는 것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 임 병장은 “이런 상태로 전역하여 사회에 나가 살 수가 없다”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찰일지에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은 총 16개로 엉뚱하고 어리숙한 캐릭터인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임 병장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라면전사’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임병장 작성 메모.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임병장 작성 메모. 연합뉴스

수사단은 또 임 병장의 상관인 부소초장이 후임들 앞에서 임 병장의 별명을 부르고 뒤통수를 때리는 모욕적인 행위를 한 데다 후임병 2명이 임 병장에게 경례를 하지 않는 등 평소 군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임 병장은 지난 9일 부소초장을 모욕 등으로 고소했다.

임 병장의 사회를 향해 누적된 분노도 범행동기가 됐다고 군 수사당국은 밝혔다. 군 수사당국은 이날 “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잘못이 있다”라는 내용의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전 남긴 메모를 공개하면서 “여기서‘그들’이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임 병장을 괴롭힌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라는 (임 병장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고교시절 왕따와 금전갈취 등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이로 인해 학교를 자퇴하는 등 따돌림을 당했던 과거가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15일 임모 병장 GOP(일반전초) 총기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이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CCTV 왼쪽부터 중앙현관과 막사 우측방, 간이탄약고를 지나는 임병장의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는 15일 임모 병장 GOP(일반전초) 총기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이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CCTV 왼쪽부터 중앙현관과 막사 우측방, 간이탄약고를 지나는 임병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편 임 병장 검거과정에서 군의 부실한 체포작전도 도마에 올랐다. 사고 직후인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23일 오전 2시 15분까지 수색팀과 임 병장이 6차례나 조우했는데도 검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수색팀은 이 가운데 3차례는 조우한 병사가 임 병장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 투입된 병사들이 임 병장의 인상착의를 잘 알지 못하는 등 전투행동이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검거과정에서 3차례나 오인사격이 발생해 소대장과 병사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국방부는 병력관리, 지휘감독 소홀 등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육군 22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과 중대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조사를 의뢰했다. 국방부는 조만간 인격존중의 병영문화를 조성하고 관심병사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병영문화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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