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영상]
뜨거운 여름이면 시원한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여기 모래사장을 단순히 피서지가 아닌 아름다운 예술작품의 캔버스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모래사장 예술가들. 공들여 몇시간을 그려도 한순간 파도에 휩쓸려 사라져버리고 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껏해야 모래 성을 쌓고 낙서를 하는 게 전부인 우리에게 이들이 만든 작품을 본다면 입이 떡 벌어질지 모른다.
안드레스 아마도르(Andres Amador)
캘리포니아 출신의 42세 안드레스 아마도르(Andres Amador)는 백사장이라는 도화지 위에 모래와 갈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모래사장 예술가'이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Earthscape Artist’라고 소개한다. 이는 우주선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그리는 예술가라고 풀어 쓸 수 있다. 아마도르는 자신이 만든 작품을 소유하지도 근사한 미술관에 전시하지도 못한다. 아마도르의 작품은 수 시간에 걸쳐 완성되지만 조류가 들이닥치자마자 바닷물에 휩쓸려 나가고 만다. 하지만 그의 예술 활동은 SNS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아마도르는 컴퓨터 기술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해변가에 뛰어든지 10년이 흘렀다. 그가 전업 예술가로서 활동하게 된 이유는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지금도 갈퀴와 모래 만을 이용해 섬세한 선과 문양을 샌프란시스코 해변가에서 그리고 있다. 아마도르의 작품은 대게 축구장 넓이보다 크다. 자신의 작품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카메라를 단 쿼트콥터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는다. 그는 현재 자신의 기술을 전달하는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아마도르는 샌프란시스코의 지역 방송사인 KQE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삶이 영원하지 않고 바다에서 조류가 멈추지 않듯이 자신의 작품이 쓸려나가는 것은 영원하지 않는 우리 삶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예술활동을 왜 하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만든 패턴 속에서 우리 삶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캘리포니아 북쪽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3DSD(3D Sand Drawing)
3DSD는 재미 하킨스(Jamie Harkins), 데이빗 렌듀(David Rendu), 콘스탄자 나이팅게일(Constanza Nightingale)로 이루어진 예술가 집단이다. 그들은 뉴질랜드에서 활동하지만 각 기 다른 나라 출신이라는 점이 특성이다. 하킨스는 뉴질랜드, 나이팅게일은 칠레, 렌듀는 프랑스에서 왔다. 따라서, 이들은 각 멤버 고유의 기술을 활용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팅게일은 유화 전문가, 렌듀는 조각가, 하킨스는 화가이다.
그들의 작품은 앞의 아마도르와 조금 다르다. 그들은 3D 거리 예술(3D street art)에서 영감을 얻었고 이를 해변가에서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3DSD의 작품은 주로 망가누이 산과 마타카나 사이에 있는 해변가에서 볼 수 있다. 모래 사장 위에서 질감과 명암, 원근감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장비는 막대기와 몇 가지 갈퀴 뿐이다. 최근에 그들은 시민 참여형 작품 제작을 시작했다. 자신들이 만든 작품이 예술과 사람을 이어주고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서커스 장면이나 스포츠 경기 혹은 초현실적인 풍경을 표현하기도 한다.
3DSD는 자신들의 창의성을 표현하기 위해 뉴질랜드를 넘어 전세계로 활동을 넓혀갈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창의성이 가득한 삶은 행복한 삶'이라는 그들의 모토처럼 독창성이 넘치는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뉴질랜드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래사장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을 하는 이들을 몇 번 봤지만, 모두 평면적인 형태였다"며 “우리는 3D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상우 인턴기자(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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