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로 석 달 공백 우즈 8년 전 이 코스에서 우승 경험
통산 15번째 메이저 사냥 나서
필 미켈슨, 대회 2연패 노리고 최경주 등 한국선수 7명도 출격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메이저골프대회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이 17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영국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파72ㆍ7,218야드)에서 열린다.
올해로 143회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156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총 상금 540만 파운드(93억7,000만원), 우승 상금 97만5,000 파운드(16억9,000만원)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우승자에게는 은제 술 주전자 ‘클라레 저그’를 준다. 이번 시즌 디 오픈 최대 관심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9ㆍ미국)의 우승 여부다. 2008년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14승을 거둔 우즈는 이후 메이저 승수를 쌓지 못했다. 최근에는 허리 수술로 석 달간 공백기를 가져 이 대회에서도 우승은 힘들다는 평가다.
돌아온 골프 황제, 클라레 저그 품을까
하지만 우즈는 대회가 열리는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에서 좋은 추억이 있다. 우즈는 2006년 이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당시에도 우즈는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 얼 우즈가 암으로 숨진 뒤 슬픔에 빠졌지만 디 오픈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쳐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디 오픈 두 번째 우승이다. 우즈는 당시 드라이버를 단 한번만 사용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우즈와 우승을 다투는 경쟁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필 미켈슨(44ㆍ미국)을 비롯해 세계랭킹 1위 아담 스콧(34ㆍ호주), 슬럼프에서 탈출한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5ㆍ북아일랜드) 등이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한국 선수 7명도 출격한다. 최경주(44ㆍSK텔레콤)와 양용은(42ㆍKB금융그룹), 김형성(34ㆍ현대자동차), 정연진(24), 장동규(26), 김형태(37), 안병훈(23)이 그들이다.
우즈, 카브레라ㆍ스텐손 동반 출발
대회조직위원회가 15일 발표한 조 편성에 따르면 메이저 15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첫 날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우즈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5시4분 티샷을 한다.
우즈의 동반자들도 컨디션이 좋다. 2007년 US오픈, 2009년 마스터스를 제패한 45세의 카브레라는 이달 초 열린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도 우승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스텐손은 지난해 PGA 투어 플레이오프 우승컵과 유럽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2위를 지키고 있는 강자다.
최경주는 오후 5시15분 디 오픈 2회 우승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찰 슈워젤(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를 시작한다. 디펜딩 챔피언 미켈슨은 오후 10시5분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버바 왓슨(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6번홀ㆍ12번홀이 승부처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은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이 골프장은 잉글랜드 북서부 해안지역 호이레이크에 1867년 설립됐다. 그래서 로열 리버풀을 호이레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닷가에 있는 링크스 코스(links courses)여서 바람과 날씨가 경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로열 리버풀에서 디 오픈이 열리는 것은 올해가 12번째다. 2006년 이후 8년 만에 세계적인 골퍼들을 다시 맞이한다.
승부처는 6번홀과 12번홀이다. 6번홀(파3ㆍ201야드)은 홀 길이는 짧지만, 공을 길고도 좁은 그린에 안착시키려면 정교한 티 샷이 요구된다. 경사도 급하고 양쪽에는 깊은 벙커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12번홀(파4ㆍ447야드)은 2006년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혔다. 당시 이 곳에서 138개의 보기와 15개의 더블보기가 나왔다. 공은 경사 가파른 페어웨이를 따라 오른쪽의 벙커로 빠지기 십상이고, 홀은 여러 흙더미와 함몰지대에 둘러싸여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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