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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커부대, 美 바이오기업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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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커부대, 美 바이오기업 노렸다

입력
2014.07.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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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연료 첨단기업 알게놀 사이트

최근 두 달간 33차례 해킹 시도

CIA 수준 해킹 능력… 대상 광범위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미국의 산업기술을 해킹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북한이 미국의 첨단 조류 바이오 기업인 알게놀(Algenol)을 최근 2개월 간 33차례에 걸쳐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2006년 미 플로리다주에 설립된 알게놀은 직원 125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다. 알게놀의 정보기술 책임자인 잭 보스는 “2개월 동안 북한으로부터 33차례 해킹 공격을 받았다”며 “인터넷 IP주소를 추적한 결과 북한 내 5곳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내 기관이나 기업에 대해 해킹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한의 해킹 시도는 알게놀의 방어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정찰총국 산하에 해커부대를 운용하며, 해커들을 중국 등 해외로 이동시켜 해킹을 하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들의 해킹 능력은 미 중앙정보국(CIA)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소식통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산업정보를 빼내려 한 것은 북한의 해킹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고 또한 해킹 대상이나 분야가 예상외로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줘 충격적”이라며 “북한이 미국에서 산업정보 해킹에 나설 정도라면 안보 관련 분야도 해킹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비교적 작은 회사인 알게놀에 주목하고 해킹을 시도한 것은 미래 대체연료로 각광받는 조류 바이오 연료를 전문 생산하는 첨단기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게놀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대만 독일은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조차 엄청난 해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알게놀측은 외부세력이 올 들어 4개월 동안 3,900만번이나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주된 해킹이 중국에서 시도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알게놀은 미중 사이버 전쟁의 핵심 타깃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알게놀이 해킹을 처음 눈치챈 것은 1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 확인해 본 결과, 사업 관계가 전혀 없는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사내 영상회의 카메라에 접속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알게놀의 추산으로 해커들이 올해 들어 4개월간 컴퓨터망에 침투하려 시도한 것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나 늘어났다. 확인된 해킹 시도 가운데 6만3,000번은 중국에서 직접 공격이었다.

알게놀은 이미 알려진 중국 인민해방군 해커부대의 주소와 동일한 IP에서 해킹을 시도한 것만 6,653차례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킹 공격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윤 컴퓨팅이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사이버안보 전문가인 제임스 루이스는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은 미국의 비누, 페인트, 가구에 관한 정보까지 해킹하고 있다”며 “중국이 해킹할 산업 정보의 최대 화두로 대체연료를 삼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알게놀은 조류(藻類)를 이용해 바이오 디젤, 바이오 휘발유 등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조류는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 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데다, 급속히 증식하고 조건만 맞으면 일년 내내 성장한다. 조류 바이오 기술은 비록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늦게 부상하고 있으나 기존의 옥수수나 콩, 팜보다 유리한 점이 많아 석유회사인 액손모빌, 셰브론, BP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를 만들어 내는 것도 조류를 이용한 대체연료 기술의 장점이다. 알게놀은 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과 사업 협력을 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연료 확보에 나선 중국이나 연료난에 처한 북한이 알게놀을 사이버공격 할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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