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아시아 최초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개관식
브랜드 체험공간 갖추고 2.6km 트랙서 운전 기회도
현대차도 고양에 테마형 거점센터 진행 2016년 완공
자동차 문화가 성숙하면서 차 구매 동기가 ‘과시’나 ‘실용’ 중시에 점차 벗어나 운전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자동차 회사들도 드라이빙 프로그램이나 전시공간 확대 등 자동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
14일 인천 영종도에서는 BMW가 아시아 최초이자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지은 BMW 드라이빙센터 개관식이 열렸다. 이곳은 국내 첫 ‘가족형 자동차 전용 문화 체험 공원’ 이다. ‘모든 이들이 운전 이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모토로 24만㎡ 부지에 14개월의 공사 기간 끝에 770억원 예산(2020년까지 투입될 예정)을 들여 축구장 33개 정도 크기로 조성된다.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사장은 “생산자ㆍ판매자 위주였던 자동차 산업이 소비자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가격ㆍ연비뿐 아니라 엔진 성능ㆍ디자인ㆍ브랜드 철학을 구매 기준으로 삼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드라이빙 센터를 통해 BMW의 가치와 철학을 느낀다면 기존 고객은 더 사랑하게 되고, 예비 고객은 확실히 BMW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개관식을 찾은 이안 로버슨 BMW 본사 세일즈 총괄 사장도 “고객들이 BMW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세계적으로 드라이빙센터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경험(Experience), 즐거움(Joy), 친환경(Green)을 주제로 6가지 안전 운전 교육과 국제 경주 대회가 가능한 트랙, 다양한 자동차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문화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꾸려졌다.
특히 2.6㎞의 드라이빙 트랙은 센터의 백미다. 기존 인천공항 소유의 서킷을 개조해 급가속과 제동, 핸들링, 다이내믹, 서클, 멀티, xDrive 오프로드 등 6가지 코스로 만들었다. 직선, 곡선뿐만 아니라 스프링클러로 바닥에 물을 뿌려 미끄럽게 만든 코스, 자갈길, 급경사와 웅덩이, 모래사장 등에서 주행감과 핸들링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BMW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도 사전 예약과 현장 발권을 통해 BMW 차량과 미니(MINI)로 트랙을 경험할 수 있다. 국내에서 국제 규격을 충족하는 서킷 중 일반인에 개방되는 곳은 지금까지 강원 태백레이싱파크뿐이었다.
평소 운전 습관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안전교육 주행시설’도 갖췄는데, BMW그룹 역사상 처음 국제자동차연맹(FIA) 규정에 맞춰 지었고, 14명의 드라이빙 전문 트레이너가 주행 교육을 한다. BMW코리아미래재단이 운영하는 주니어캠퍼스, 키즈드라이빙스쿨은 BMW가 목표로 하는 가족형 테마파크의 핵심 명소가 될 전망이다. 이 중 캠퍼스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동차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익히는 과학 교실이고,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이빙스쿨은 도로교통안전을 배우도록 돕는다. 이후 어린이들은 전용 카트장에서 운전도 즐길 수 있다.
다음달 1일 일반에 공개되는 이 센터는 매주 월요일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트랙 이용료는 주중 180분에 10만∼22만원, 주말 60분은 6만원이다. 주니어 캠퍼스도 7,000~1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트랙이나 주니어캠퍼스 모두 사전 예약을 해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인천공항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고, 인천공항과도 차로 10분 거리, 서울 시내와 1시간 거리에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연간 2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 브랜드의 정체성을 방문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기획했다”며 “전 세계를 통틀어 이 같은 브랜드 체험 공간과 드라이빙 공간이 함께 있는 곳은 이 곳뿐”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해마다 독일 본사 주최로 세계 각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벤츠 고객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가비를 내면 본사에서 직접 나온 교육 강사에게 전문 운전 기술과 차량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달 초 뉴C클래스 출시를 맞아 국내에서도 드라이빙 데이를 진행해 일반인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포르셰도 월드로드쇼라는 이름의 행사를 통해 모든 종류의 포르쉐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 용인시 스피드웨이에서 2014 로드쇼를 열고 마칸 등 신차는 물론 911, 박스터 등 독일에서 가져온 22대 차량을 체험하는 기회를 줬다. 다만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포르셰는 고객 1인당 50만~60만원의 참가비를 받고, 참석 인원도 제한한다. 회사 측이 판단한 잠재 고객은 VIP로 초청한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그램 경험을 통해 상당수 고객이 포르쉐를 구매한다”며 “어떤 마케팅 홍보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페라리는 구매 고객을 이탈리아 본사로 초청해 드라이빙 스쿨을 열고 있다. 포르셰와 달리 페라리는 자사 차량의 구동 방식과 브레이크 기능 등이 일반 차량과 달라 교육을 받아야 제대로 된 페라리의 성능을 즐길 수 있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2016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 테마형 자동차 전시장, 공연장, 박물관, 갤러리 등 갖가지 문화시설이 포함된 국내 최대 랜드마크형 거점 센터를 짓고 있다. 또 앞서 5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첨단 전시장인 ‘현대 모터 스튜디오’ 를 열었다.
인천=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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