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30여 년을 뿌리내린 비닐하우스와 판자촌이 있다. 곧 주저앉을 것 같은 판잣집은 개미통로 같은 골목길과 어울려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여름날 밤, 찜통 더위에 지친 한 주민이 허름한 집 밖으로 나와 건너편 고급 아파트를 바라본다. 튼실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그들의 염원이 아홉 마리 용처럼 그림자를 드리운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여기는 개발사업이 백지화 위기에 처한 구룡마을이다.
선임기자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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