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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Let’s agree to disagree. (합의되는 것이라도 진행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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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Let’s agree to disagree. (합의되는 것이라도 진행합시다)

입력
2014.07.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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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지난 주 미국·중국의 전략 회담이 있었는데 여기서 나온 결론은 ‘다른 것은 다르니 서로 맞는 것이라도 함께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이 어구는 사실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구동존이(求同存異)와 미국식 영어 표현 ‘agree to disagree’ 가 공통으로 갖는 개념이다.

중국인들이 협상 전술로 쓰는 구동존이 전략은 저우언라이 부주석이 1955년 인도네시아의 반둥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래했다. ‘큰 틀에서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이니 지엽적인 문제는 뒤로하고 공통점을 찾아 먼저 진행하자’는 이 말은 그 뒤로 중국 외교 제1원칙으로 준수되고 있다. 영어권에서는 ‘Let's agree to disagree.’란 말을 사용한다. ‘서로 의견 일치는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협상은 계속 진행시키자’는 다분히 미국식 표현으로 18세기부터 쓰여 왔다. 그 보다 앞서 ‘agree to differ’라는 어구가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자는 말로 개념은 똑같다.

다른 표현으로 ‘Let’s leave it at that’ 혹은 ‘Let’s disagree to agree.’라고도 말한다. 이 말에는 ‘I don’t want to hurt/harm/damage our friendship over this.’(이 문제 때문에 너와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간혹 ‘우리 사나이답게 ~합시다’는 어구도 쓰이는데 ‘Let’s settle his like men’이 그것이다. men 대신 real men 을 사용하기도 한다. 협상뿐만 아니라 일상 대화에서 평행선을 그릴 때도 이 말로 마무리 한다.

경제나 재정 분야에서는 이 말이 비이성적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에 인용되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수학적 관점에서는 전혀 비논리적거나 모순은 아니라고 한다. 게임이론에서 합의와 비합의는 별개 사항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agree (in principle) to disagree (about other small issues)’=‘원칙적으론 동의하지만 일부는 동의할 수 없다’로 해석된다. 어느 관점이든 제로섬의 상황을 피하고 협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합의되는 것은 합의하고 안 되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는 방식은 동서양 공히 존재하고 일상 대화에서도 즐겨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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