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없는 건강수명은 70.74세
"중년女 건강에 정책적 관심 필요"
한국인의 기대여명이 늘고 있지만 그 중 10년 이상 병치레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만큼 병치레를 하는 기간도 길었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영호 연구위원, 고숙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건강수명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출생한 아기의 기대여명은 81.20세였고 건강수명(질병을 앓지 않는 기간)은 70.74세로 10.46년의 차이를 보였다. 일생 중 평균 10.5년 즉 12% 정도는 질병을 앓으면서 살아간다는 의미다. 2010년과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표본조사 자료에 질환별 가중치, 유병률 등을 적용해 나온 것이다.
2011년 건강수명은 2010년 한국인의 건강수명(70.44세)보다 0.3년이 늘어난 것이지만 같은 기간 기대여명은 0.41년 늘어 기대여명의 증가 속도에 건강수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질병을 앓으며 사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성별로는 여성은 기대여명(84.45세)과 건강수명(72.48세)의 격차가 11.97년이었고, 남성은 기대여명(77.65세)와 건강수명(68.79세)의 격차가 8.86년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길기 때문에 병을 가진 채 보내는 시간도 3.11년 길다. 여성은 일생의 14.2%, 남성은 11.4%를 병과 함께 지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시름시름 앓으며 지내는 비율이 높고, 병이 있어도 남성보다 치료를 게을리한다고 보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기대여명은 여성이 남성보다 길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여성이 오히려 취약했다”며 “건강에 이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중년층 이상 여성들에 대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기대여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주로 만성질환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며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보유한 경우에는 스스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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