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서 보내온 손뜨개 장미… 꽃 향기보다 진한 애틋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서 보내온 손뜨개 장미… 꽃 향기보다 진한 애틋함

입력
2014.07.13 11:57
0 0

日할머니 손편지 담은 손뜨개 장미 250송이 세월호 유족에게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애틋함 절절

이달초 히로시마총영사관 통해 전달…유족들 소중히 나눠 간직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초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대책위 사무실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손뜨개로 만든 장미모양의 수세미 250개와 손편지 250통이 들어 있었다.

수세미와 편지는 각각 투명비닐에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었다.

'저는 히로시마에 사는 나이 이른이 되는 할머니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손편지는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전하는 말을 한글을 아는 누군가가 받아적은 것으로 보였다.

편지에는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는 위로의 내용이 이어졌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외교부는 이 편지와 선물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노란색 장미는 할머니가 만든 손뜨개 수세미. 연합뉴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외교부는 이 편지와 선물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노란색 장미는 할머니가 만든 손뜨개 수세미. 연합뉴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편지에는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 한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 중략 …)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위로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연합뉴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편지에는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 한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 중략 …)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위로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연합뉴스

이 할머니는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아크릴케이트(실)로 장미꽃을 뜨고 있다며 '이 한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 중략 …)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편지지에는 13살 'MASAMI'라고 소개한 아이가 그린 그림도 그려져 있어 슬픔을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상자 안에 함께 담겨 있던 대한민국 외교부의 안내문에 따르면 이 상자는 일본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가 지난달 16일 주히로시마총영사관을 찾아 건네주고 간 것이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할머니가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까 뜨개질을 시작했고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씩 동참해 완성한 위로 선물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할머니는 이번 사고로 인한 슬픔을 잘 극복해 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셨다. 수세미를 함께 만든 다른 분들 역시 유가족분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고 깊은 슬픔을 강하게 이겨내시기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바다 건너 따스한 온정이 깃든 위로의 선물을 하나씩 나눠 집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한 유족은 "저 멀리 타국에서도 우리 아이들 일에 마음 아파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아름다운 선물에 위로가 많이 된다"고 감사의 뜻을 보였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