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영상]
하루에 1초는 어떤 의미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1초가 지나가고 있지만, 의미 없이 흘려 보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이런 1초를 매일 모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초의 기록도 모이면 거대한 역사가 될 수 있다. 여기 매일 1초를 모아 만든 놀라운 동영상들을 소개한다.
-매일 셀카로 마음의 병 극복
올해 23살인 영국인 여성 레베카 브라운은 자신의 모습을 매일 사진으로 기록해 모았다. 그녀는 ‘발모벽’(trichotillomania)이란 병을 앓고 있다. ‘발모벽’은 스트레스 상태일 때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는 질병이다. 그녀는 자신의 발모벽을 극복하기 위해 15세가 되던 2007년 9월 12일부터 2014년 3월 12일까지 무려 6년 반 동안 매일 셀카를 찍어 기록으로 남겼다. 그녀는 이렇게 사진을 모은 이유에 대해 “세상에 ‘발모벽’이란 병을 공개해 내 장애를 이겨내고 싶었고, 사진 기록을 통해 긴 머리의 예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였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무려 2,374일 동안의 기록으로 사진은 2,100여장이 사용됐다. 200여 장의 사진이 비는 이유에 대해서 그녀는 “처음 2년 동안은 카메라 없이 PC의 웹캠에 의존해 사진을 찍었지만, 파일을 보관하던 SD 카드를 잃어버려 사진을 분실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보면 처음 풍성한 금발을 자랑하던 레베카의 밝은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두운 표정의 짧은 머리로 변한다. 급기야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사라지고 삭발 상태의 모습, 원형탈모 환자처럼 듬성듬성 머리카락이 빠진 모습도 보인다. 마지막에는 애잔한 느낌도 들면서 왠지 모를 감동도 느껴진다. 현재 그녀는 ‘발모벽’으로 인한 탈모 증상은 많이 호전된 상태며 자신의 장애를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지난달 8일 유튜브에 업로드 됐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370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네티즌들은 댓글로 그녀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옆모습도 매일 기록했고, 이것도 조만간 영상으로 구성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3분 안에 36개국 여행
단 3분이면 36개국을 여행할 수도 있다. 탐험가 알렉스 샤콘(Alex Chacon)은 20만km 이상을 600일에 걸쳐 여행한 영상을 1초씩 셀카로 담았다. 이를 연결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찰나의 순간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전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영상을 보면, 알렉스 샤콘은 오토바이와 배, 기차, 썰매, 패러글라이딩 등의 수단을 이용하여 에펠탑과 피라미드와 같은 해외명소는 물론 바닷속, 사막, 정글 등을 탐험한다. 그는 특히 막대에 소형 카메라를 달아 360도로 회전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영상을 촬영하여 600일간의 기록을 약 3분간의 영상에 압축하여 담아놓았다.
알렉스 샤콘은 그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연재해와 기상악화, 자금 부족으로 주차장에서 자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들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의 친절과 자선가들의 후원으로 나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꾼 멋진 여행이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앞으로도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기네스북에 오른 201개국 1초 기록
여행의 순간을 기록한 신기한 영상은 또 있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그레이엄 휴스(33)는 4년 동안 비행기를 타지않고 대중교통으로만 전세계 201개국을 여행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는 지난새 7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201개 국가를 1초씩 기록해 하나의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의 대장정은 지난 2009년 1월 우루과이에서 시작됐다. 숱한 고난을 넘긴 그는 마침내 지난 2012년 11월 신생독립국인 남수단을 끝으로 201개국 여행을 마쳤다. 기간 중 휴스가 여행한 국가는 193개국의 UN가입국을 포함 총 201개국의 주권 국가로 모두 돌아보는데 무려 1,426일이 걸렸다. 특히 이 영상헤서 휴스는 169번째로 한국을 방문하고 이어 170번째로 비무장지대(DMZ) 북한 땅에도 발도장을 찍는 장면이 나온다. 휴스는 이같은 험난한 과정을 100만 GPS 데이터, 1만장의 사진, 400시간의 동영상, 여권 192페이지에 담아 기네스 위원회에 제출했으며 14개월 만인 올해 공식인증을 받았다.
-아기가 태어나 1년이 될때까지..
이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아이가 자라나는 기간은 1초도 놓치기 아쉬운 순간일 것이다. 영국의 한 아버지는 이처럼 아까운 순간을 매일 1초씩 기록해, 한편의 영상으로 편집했다. 지난해 7월 업로드 된 ‘A Second a Day from Birth’라는 제목의 한 유튜브 영상에서 영국 사진작가 샘 콘웰은 아들 인디고의 탄생부터 첫 생일까지의 모습을 매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하루를 1초씩 편집해 총 1,200여편을 한데 모았다. 영상엔 인디고가 태어나던 날부터 울고 웃는 모습, 처음 두 다리로 섰을 때, 가족들과 함께한 시간 등이 담겨 있다. 2012년 7월9일부터 시작된 영상은 2013년 7월9일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전쟁이 평범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한 세이브더칠드런의 광고도 1초의 힘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꼽힌다. 한 소녀의 매일 1초를 편집한 이 영상은 90초 안에 희노애락을 보여주며 전쟁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국에서 제작된 국제 아동 보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제작한 이 광고에서 소녀는 3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항상 불안한 상태로 위험 속에서 살아가는 시리아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전쟁은 이처럼 아이들의 심리를 처절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 역시 매일 1초의 기록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알게 된다. 이 광고는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모습을 통해 전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제작된 광고라고 한다.
-평범한 일상의 힘
반드시 특별한 1초의 기록만이 특별한 영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평범한 하루도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대학생 매트 스쿠타(21)는 자신의 1초를 매일 기록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2012년 12월부터 시작해 8개월 간 매일 1초씩 찍은 후, 이를 이어 붙인 영상인데, 우리의 일상의 모습과 희노애락을 느끼게 된다. 영상을 다 보게 되면 왠지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이제 당신도 매일 1초의 미학을 구성할 수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오늘의 1초를 기록해보자.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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