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맨 인 뉴욕’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영국 가수 스팅(63ㆍ본명 매슈 고든 섬너)이 직접 쓴 자서전이다. 2000년 출간된 전기 ‘스팅 인 더 테일’을 의식했는지 솔로 가수로서 삶은 전혀 담겨 있지 않고 성공하기 전까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원제인 ‘깨진 음악’(Broken Music)이 이 책의 키워드인데, 스팅이 어린 시절 치미는 울분을 토해내며 마구 두드리던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의 할머니가 쓴 표현이다.
스팅은 1987년 브라질 순회 공연을 앞두고 원주민들의 전통 약물 아야와스카를 접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밀림까지 찾아갔던 이야기로 자서전을 시작한다. 메스꺼운 환각 속에서 그는 “일평생을 비탄 속에서 산 우리 아버지, 그리고 슬픔에 젖은 아름다운 우리 엄마”와 만난다.
가족사를 중심 축으로 스팅은 비틀스와 지미 헨드릭스에 열광하며 기타를 배우던 어린 시절에서 공사장 막노동꾼으로 살다 사범대학에 진학해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결혼에 이른 20대 시절의 삶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음악가로서의 삶은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록밴드 폴리스에 관한 이야기보다 아마추어 밴드 활동에 관한 부분이 더 자세히 실렸다.
긴 여정 끝에 자서전은 다시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로 돌아온다. 부모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스팅은 몇 년 뒤 상징적인 사건을 하나 경험한 뒤 비로소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나 보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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