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방검찰이 몽골에서 밀반출된 후 미국의 경매시장 등을 수십 년간 떠돌던 18마리의 공룡화석을 10일 몽골 정부에 반환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온 공룡과 같은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격이 오른 이 화석들은 경매에서 이미 100만 달러(10억원) 넘게 낙찰됐던 것들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뉴욕 연방검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수년래 가장 중요한 화석 반환”이라며 “최근 늘고 있는 공룡화석의 불법 밀수를 바로잡기 위한 본보기”라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공룡화석 연구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검퓨터단층촬영(CT)과 동위원소 분석 등 첨단 기법을 사용해 과거 공룡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새로운 공룡화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P는 “과거 육식으로 알려져 있던 백악기 후기의 데이노케이루스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지난해에서야 초식 공룡으로 수정됐다”며 “공룡 관련 전시회와 박물관 신설 등으로 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반환된 공룡화석은 6,800만~8,000만년 전 사이 지구에서 활동하던 티라노사우르스 바타르와 갈라미무스 등 10종으로 이뤄져 있다. 티라노사우르스 바타르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의 사촌격으로 7,000만년 전 몽골 주변에서 서식했다. 타조를 닮은 갈라미무스는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면서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공룡들이다.
이들 화석은 1946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견 직후 밀반출돼 수십 년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수년 전부터 영국과 미국 등 경매시장을 떠돌았다. 화석의 가치를 알아본 고고유물 수집가인 에릭 포르코피는 영국의 경매장을 떠돌던 이 화석들을 2010년 헐값에 낙찰 받은 후 세관검사를 피하기 위해 여러 묶음으로 분리해서 미국으로 밀반출했다. 이후 1년여에 걸쳐 다시 조립하고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포르코피는 이 화석들을 2012년 봄 뉴욕 맨해튼의 한 경매소에서 105만 달러에 되팔았으나 결국 그 사실이 세관에 적발됐다. 포르코피는 이 공룡 화석들을 밀반입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벌금 25만 달러와 함께 7년 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AP는 “미국이 지난해 화석에 대한 반환의사를 밝히자, 몽골 대통령이 직접 고마움을 표시했을 만큼 몽골이 이번 화석 반환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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