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충청 공장 빠른 착공 기대, 포스코 제철소 연내 승인 전망
지난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이 추진되면서 양국간 사업 교류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중간의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표류 중인 대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중서부시장 공략을 위해 내륙지역인 충칭(重慶)에 30만대 규모의 제4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조성을 마쳤지만 중국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1년 넘게 착공을 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답보 상태를 보였던 공장건립 문제가 해결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가 충칭에 건립을 추진 중인 파이낵스 일관제철소도 연내에 중국 정부의 사업비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 4일 시 주석 방한에 맞춰 중국 충칭강철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성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중국시장 공략과 파이낵스 공법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포스코는 이번 제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3사도 최근 들어 중국에 합작사를 선정해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투자확대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시 주석이 방한 당시 서울 신라호텔에 마련된 삼성과 LG전시관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에 큰 관심을 보인 것에 고무된 표정이다.
모바일 게임도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시 주석 사절단에 세계 최대 검색 포털업체인 바이두와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대표 등 정보통신(IT) 거물들이 대거 동행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 받은 한국의 모바일 게임업체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2012년 카카오 2대 주주로 등극한 텐센트는 최근 CJ게임즈에 5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국내 업체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엔 알리바바 측이 파티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 등 국내 주요 모바일 게임사를 방문해 투자 여부 및 중국 진출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뿐 아니라 생활문화 분야에서도 중국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CJ그룹은 2010년 1조4,000억원이던 중국 내 매출이 지난해에는 2조9,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올해는 3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CJ는 바이오와 식품, 엔터테인먼트, 홈쇼핑 등 내수 중심의 사업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국내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오리온그룹도 시 주석 방한이 매출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도 중국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중국 내 최고급 백화점 VIP고객 1,500명을 한국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중국 부유층의 이번 방한은 중국 최대 국영 유통그룹인 바이렌그룹과 이랜드측 최고 경영진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중국이랜드 여행사업부가 맡게 된다.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익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내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SK는 200만 위안을 출자해 설립한 SK행복공익재단을 통해 장학활동과 재난구조, 공익기관 지원 등에 나설 방침이다. 한화그룹도 중국 빈곤지역 초등학교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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