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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득량역에 내리면 70년대 읍내 풍경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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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득량역에 내리면 70년대 읍내 풍경 펼쳐져

입력
2014.07.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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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간직한 득량역에는 운임표 또한 나무판에 투박한 손글씨로 쓰여져 걸려있다.
추억을 간직한 득량역에는 운임표 또한 나무판에 투박한 손글씨로 쓰여져 걸려있다.

보성 강골마을 인근에 예쁜 추억을 간직한 간이역 득량역이 있다. 열차를 타고 득량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풍금 치는 득량역장’을 만날 수 있다. 낡은 풍금을 연주하는 득량역장의 모습은 70,80년대 읍내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득량역 주변 거리와 어우러지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득량역은 1930년 12월 경전선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으며 지금은 S-train과 무궁화호가 하루에 10번 왕복하는 간이역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한 열차역 문화디자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득량역과 주변은 2011년부터 과거의 향수를 간직한 곳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역전 거리는 ‘7080’ 시골 읍내의 모습 그대로다. 50년 넘게 문을 연 이발소, 38년 역사의 역전다방, 35년 된 떡방앗간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런 가게 옆으로 1969년 7월 25일 날짜가 박힌 박정희 전 대통령 담화문 벽보가 붙어있다. 옛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낸 득량초등학교 교실이나 장난감가게, 득량상회, 역전만화방 등에선 시간이 멈춘 듯하다. 득량마을 안내소 안에는 오이비누, 미원, 맥콜 등 추억 가득한 물건들이 즐비하다.

기존의 빈 집이나 빈 점포를 활용해 총 14개의 전시공간이 만들어졌다. 전시장에는 70,80년대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채워져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소품들은 마을 주민인 공주빈(35)씨가 스무 살 때부터 광주·전남지역을 돌며 수집해 온 소장품들이다.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체험거리도 늘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역전롤러장, 오락실, 실외전시공간 등이 새로 들어섰다. 역에서 인근 오봉산 편백나무 숲과 소원바위를 연결하는 2km 산책로와 쉼터도 만들어져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120m정도인 추억의 거리는 과거 옛 점포를 복원해 앞으로 400m까지 거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역 바로 옆 득량시장도 다시 문을 열 채비다. 1일과 6일 장이 섰던 득량시장은 해산물과 잡곡류 중심의 곡물시장으로 번성했으나 197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해 지금은 장이 서지 않고 있다. 보성군은 전통시장의 본래 기능이었던 공연, 정보교환, 물물교환 등을 되살린 문화장터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득량역 추억의 거리 조성에 앞장 섰던 공주빈 씨는 “득량역 거리는 옛 기억을 생생히 들을 수 있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며 낭만과 추억이 가득한 장소”라고 말했다.

보성=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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