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희생 강요, 고용도 흔들려” 使 “성실히 대화, 타협에 노력”
부산의 대표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총파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노사가 벌인 임단협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90.7%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이후 8일부터 회사 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11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낸 것은 2102년부터 2년 연속 임금을 동결하는 등 고통분담을 했으나 사측이 복리후생 등 단체협약을 준수하지 않았고, 일부 사업에 대해 고용안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아웃소싱을 했다는 게 핵심. 또한 ‘뉴 스타트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강제성 짙은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조합원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도 반발의 이유다. 이 밖에도 노조는 기본급 11만원 인상을 요구 중이나, 사측은 단계적 인상으로 맞서고 있다. 노사 양측은 지난 4월 21일부터 시작, 10번이나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그간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고용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사측은 8월부터 본격 생산하는 P32R(닛산 로그)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생산물량 감소 및 차기 차종을 RSM에서 생산할 수 없고, 구조조정도 다시 시행할 수 있다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강경 대응에 사측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다음달부터 닛산 로그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르노 본사의 추후 차기 차종 생산 계획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성실히 대화에 임하면서 타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측은 지난해에도 노조가 95%의 찬성으로 쟁의발생을 결의했지만 결국 부분 파업에 그쳤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데 다수 직원이 동의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실제 일각에선 노조가 총파업까지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희망퇴직을 거치는 등 3년간 노사가 상생을 위한 고난의 길을 함께 걸어왔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들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는 중이다. 우선 1월부터 6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총 3만6,977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2만6,309대)에 비해 무려 40.5% 판매가 늘었다. 이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올해 내수 시장에서 꼴찌를 벗어나 4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오는 8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연간 8만대 생산규모의 닛산 신형 SUV ‘로그’를 생산해 본격적인 북미 수출에 들어간다. 이럴 경우 내년부터는 10만대 수출 시대도 예상된다. 또한 연간 13만대 생산규모인 부산공장에 생산 물량이 60%가량 늘어남에 따라 부산ㆍ경남 지역 경제에도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상공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다시 희망을 갖고 성장하려는 시기여서 노사가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신 사측도 고용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선 노조와 뜻을 함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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