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애플 등 적잖은 타격 예상
중국 정부가 정책 수단을 동원해 노골적으로 자국 휴대폰기업 구하기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휴대폰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규모는 3억대(2013년 기준)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휴대폰 시장이다.
10일 중국 광저우(廣州)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국영 통신업체에 향후 3년 내에 전체 마케팅 비용의 20%를 축소하라고 명령했다. 축소 범위에는 휴대폰 구매 보조금과 제품 광고 지원비 등이 포함됐다.
업계 안팎에선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방침이 자국 휴대폰 기업 보호를 위한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보조금 지급 축소는 결국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휴대폰 가격을 높여 고가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성 등 외산 휴대폰 업체들에겐 불리하지만, 중저가 제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자국 스마트폰 기업들에겐 유리한 시장 상황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이번 조치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등 고급 스마트폰 제품의 중국 내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을 보인다”며 “대신 샤오미나 레노버 쿨패드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UBS 은행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의 60%가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보조금 축소 명령이 고가 제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중국 당국의 이번 지침에 따라 해당 통신업체들의 줄여야 할 마케팅 비용은 400억위안(약 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휴대폰 업체 관계자는 “저가 모델을 늘리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며 “중국 휴대폰 시장에 수출하는 외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수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18.7%)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레노버(11.4%)와 샤오미(10.3%), 쿨패드(10.0%), 화웨이(7.9%), 애플(7.6%) 등이 각각 뒤를 이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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