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치료 조혈호르몬, 고산병 예방에 효과”

“빈혈 치료 조혈호르몬, 고산병 예방에 효과”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쓰는 빈혈치료용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도 효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연구 결과 고산지대에 가기 전에 4번 정도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고 등산하면 산을 내려올 정도의 심각한 고산병 발생이 3분의 1로 줄고 가벼운 고산병 지수도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학술지인 영문판 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김 교수팀은 일반 등산객 39명을 모집해 이들 중 20명에게 일주일 간격으로 네 차례 조혈호르몬을 주입하고, 나머지 19명에게는 주입하지 않은 채 해발 4,130ｍ 안나푸르나에 등산해 고산병 정도를 비교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후 이들의 상태를 체크한 결과, 두통, 구토, 피로감, 어지럼증 등을 종합한 국제 통용 고산병 지수(가장 심한 경우 15점)가 조혈호르몬을 맞은 그룹은 평균 2.9점, 맞지 않은 그룹은 5.9점으로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특히 조혈호르몬을 미리 맞은 사람 가운데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히 하산이 필요한 기준’ 해당자는 3명뿐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는 19명 가운데 10명이 해당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혈호르몬이 고산병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