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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출 반발 서울대 교수협 "비상총회"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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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출 반발 서울대 교수협 "비상총회" 강수

입력
2014.07.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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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선출과정 투명하게 밝혀라"

27년 만에 교수 109명 요구로 소집

평의원회도 "성낙인 교수 신임 투표"

이정재(가운데)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과 교수들이 9일 서울대 교수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이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재(가운데)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과 교수들이 9일 서울대 교수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이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 반발해 27년 만에 비상 총회를 소집한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3인의 후보 중 평가점수가 2위였던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사회가 총장 최종 후보로 결정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1987년 비상총회는 1980년 5ㆍ17 계엄령 선포로 휴면 상태였던 교수협을 재건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학내 문제로 비상총회를 여는 것은 1960년 출범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교수협은 14일 예정된 이사회 회의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약속하지 않으면 비상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이정재 교수협의회장은 “교수 109명이 비상총회를 요구해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사회가 2순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뽑은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이 없어 교수들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관상 교수협의회장은 교수 10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비상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비상총회는 16일쯤 열릴 예정이다. 교수협 소속 교수 2,136명 중 20% 이상 참여(위임장 제출도 인정)하면 공식 개최된다. 이 회장은 “이사회가 해명할 경우 비상총회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며 “이사회 결과를 보고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총장 선출 과정에 대해 지금 처럼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비상총회에서는 이사진의 전원 사퇴 요구, 사태를 막지 못한 교수협 회장단에 대한 재신임 투표 등이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평의원회도 총장 최종후보자인 성낙인 교수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하고, 평의원 전원 사퇴를 불사하겠다는 강수를 던졌다. 정근식 평의원회 의장은 “이사장인 오연천 총장의 사과와 향후 총장 선출 과정에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이사회의 약속이 없으면 15일 본회의를 열어 성 교수를 총장 최종후보로 선출한 이사회의 결정을 인정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신임 의견이 많을 경우 차기 총장은 교수들의 반대 속에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평의원회는 이날 오후 교수협, 인문ㆍ사회ㆍ자연대 교수 대표, 직원 대표,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인문ㆍ사회ㆍ자연대 평교수들은 이날 이사회가 이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은 평가 결과를 무시한 이사회의 결정은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유린한 것”이라며 “오연천 총장은 남은 임기에 상관 없이 물러나고, 이사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단과대 교수 165명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김민정기자 mj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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