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영장 재청구냐 기소 중지냐의 갈림길에 선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22일 전까지 유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5월 16일 유씨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자 곧바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불참했고 인천지법은 5월 22일 영장을 발부했다. 통상 영장 유효기간은 일주일이지만 유씨가 도피 중인 점을 고려해 법원은 이례적으로 영장 유효기간을 두달로 했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 유효기간이 임박한 현재까지 유씨 검거에 실패했다. 유씨는 물론 유씨의 장남 대균(44)씨의 행적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영장 재청구와 기소 중지라는 선택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는 검찰은 영장 재청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영장 재청구는 끝까지 유씨를 검거하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장기 도주자의 경우 기소 중지 후 체포영장을 발부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씨가 아직 밀항에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에 잠적 중이라는 내부 판단도 작용됐다.
또 검찰이 기소 중지할 경우 검거 작전을 포기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유씨를 검거하지 못할 경우 검찰 수뇌부 책임론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유효기간 만료 전까지 유씨 검거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영장 재청구 여부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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