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겐 '미네이랑의 비극'으로, 독일에게는 '미네이랑의 신화'로 기록될 경기였다.
독일이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홈 팀 브라질에 7-1 대승을 거뒀다. 결과 자체가 워낙 충격적인지라 이날 쏟아져 나온 각종 대형 기록들이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2014년 7월 9일, 여섯 점 차 경기에서 나온 굵직한 기록들을 여섯 자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최단 시간 5골
전차군단의 융단폭격이었다. 독일은 이날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에만 5골을 몰아넣었다. 특히 전반 29분 만에 5골을 몰아 넣어 브라질의 '뒤집기' 의욕마저 꺾어 놨다. 전반 30분이 채 되기 전에 5골을 쏟아낸 독일은 '사상 최단 시간 5골' 기록이다. 앞선 기록은 1974년 유고슬라비아가 전반 30분까지 넣은 5골이다. 현재는 세계 지도에도 없는 나라, 자이르(1997년 콩고민주공화국에 편입)에게 거둔 기록이었다.
굴욕의 브라질
'굴욕'은 브라질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붙이기도 힘들었던 단어다. 하지만 이날의 기록은 굴욕 그 자체였다. 브라질의 6점차 패배는 역대 준결승 최다득점 차 기록이다. 1930년 첫 대회와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나왔던 6-1이 최다점수차다. 브라질의 월드컵 최다득점 차 패배이기도 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패한 0-3 패배가 가장 큰 점수차였다.
멈춰선 신바람
'삼바 군단'은 브라질 땅으로 모이면 더 강해졌다. 브라질 축구가 꾸준히 사랑 받아 온 이유이며,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컸던 통계적 근거이기도 하다. 1975년 페루에게 당한 패배가 자국서 당한 마지막 A매치 패배였다. 이날 독일 전 패배는 무려 39년만이다. 43승 19무 이후 첫 패다. 패배 자체도 충격인데 7실점을 했다. 브라질 전역은 충격에 빠져있다. ▶[한국일보 멀티미디어] 이런 악몽, 또 없습니다.
통산 최다득점
독일은 이날 7득점으로 브라질이 가지고 있던 월드컵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깔끔히 갈아치웠다. 이 경기 이전까지의 통산 득점 기록은 216-220 브라질의 우세였다. 독일은 이날 7-1 승리로 이 스코어를 뒤집었다. 223-221이다. 브라질로서는 3-4위전 다득점으로 재역전을 노릴 수 있겠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클로제의 신화
호나우두의 나라에서 호나우두를 넘어섰다. 전반 23분, 클로제는 월드컵 통산 16호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통산 개인 최다 골 기록을 썼다. 이번 대회 2호골. 그가 걸어 온 길을 되짚어 본다면 '신화'란 단어가 아깝지 않다. 목수로 일하면서 독일 7부 리그 선수로 뛰었던 평범한 청년은 어느덧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자리로 올라섰다.
신화 넘을 뮐러
그런 클로제는 같은 편에게 쫓기고 있다. 올해 25세인 토마스 뮐러는 브라질 전 선제골로 이번 대회 5호 골을 기록했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5골과 합하면 벌써 10골째다.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를 남겨놨고, 나이상 앞으로 두 차례의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어 클로제가 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메스 로드리게스(6골·콜롬비아)를 넘어 이번 대회 득점왕을 기록할 지도 관심사다. 로드리게스에 도움에 앞선 뮐러는 6골 동률이 돼도 두 대회 연속 득점왕에 오른다.
펠레의 인내심
이제 운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잘 들어맞는 통계가 돼버렸다. '펠레의 저주' 이야기다.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어긋날 확률이 꽤 줄어드니 입을 열었는데, 그게 또 저주가 됐다. "브라질 강점은 수비"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지만 그 수비는 하염없이 무너지며 7실점했다. 자신이 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브라질 우승을 예측했지만 1승 2패로 예선 탈락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흑역사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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