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메르켈, 日 겨냥한 메시지
중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8일 독일이 역사를 반성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으나 이를 통해 후손들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이징 칭화대 강연에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추진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내가 베이징에서 일본 정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대신 독일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다”며 “역사는 눈 앞에 역력하고 관계가 없던 사람이 없었던 만큼 모든 독일인은 자기가 과거에 한 행위가 혹은 하지 않은 행위가 왜 옳지 않았는가에 대해 반성해야 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것은 고통의 과정이었다”며 “그러나 독일이 역사를 직시한 것은 옮은 것이었으며 이것이 후세대가 전철을 다시 밟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처럼 많은 반성을 거쳤는데도 현재 독일의 유대인 조직 입구엔 아직도 유대인에 대한 습격을 막기 위한 경찰 초소가 배치돼 있다”며 “나는 이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는 일본과의 외교 마찰을 야기할 수 있는 직접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독일의 경험을 통해 역사를 직시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중국의 인권과 자유 문제도 제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자유로운 대화’의 중요성과 관련해 “25년 전 동독에서 일어난 평화로운 혁명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이어지며 우리에게 자유로운 대화를 가질 수 있도록 해 줬다”며 “나는 중국에서도 그런 자유로운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언급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이 한 달여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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