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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사업구조 확 뜯어고친 승부수 통했다

입력
2014.07.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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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만의 글로벌 기업 속으로] 위기를 반전으로 이끈 이멜트 GE회장

'경영의 귀재' 잭 웰치 전임 GE회장은 재임 20년간 1,700여건의 M&A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진력했다.
'경영의 귀재' 잭 웰치 전임 GE회장은 재임 20년간 1,700여건의 M&A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진력했다.
반면 잭 웰치의 뒤를 이어 2001년 회장에 오른 제프리 이멜트는 인프라 관련 첨단 기술의 핵심역량에 집중된 성장 다각화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반면 잭 웰치의 뒤를 이어 2001년 회장에 오른 제프리 이멜트는 인프라 관련 첨단 기술의 핵심역량에 집중된 성장 다각화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잭 웰치 시대와 제프리 이멜트 시대를 가르는 확연한 변화는 사업 다각화에 있다. GE의 핵심사업구조 변화를 보면 21세기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재구축해 나가는지 미래성장을 위한 이멜트의 고민이 담겨있다.” (권구혁 연세대 교수)

GE에게도 생존을 위협받는 큰 위기가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E 주가는 전년 고점대비 33%나 폭락했고, 기업부도위험을 알리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수치는 수직 상승했다.

원인은 GE캐피털이었다. 1981년 잭 웰치 회장이 취임한 후 급성장한 GE캐피털은 전체 그룹 자산의 50.3%를 차지할 만큼 확고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웰치 회장은 금융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과 소비자 금융 대출자산이 많았던 GE캐피털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여파로 부실이 심화돼 심각한 유동성부족에 시달렸다. 기업어음(CP) 상환을 연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도 루머까지 돌았다.

이 지점에서 이멜트 회장은 칼을 뽑았다. ‘자를 것은 자르고, 가지고 갈 것은 가져간다'는 선택과 집중의 위기대응에 나섰다. 우선 위기의 진원지인 GE캐피털의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며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했고, 그 규모도 대폭 축소했다. 굴지의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업체인 NBC유니버셜도 팔았다.

사실 이멜트 회장은 취임 때부터 웰치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근원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20년 넘게 쌓아온 '경영의 달인' 잭 웰치의 아성을 단번에 넘기란 역부족이었다. 대신 그는 조용히 변신을 위한 새로운 사업 부문 구축을 준비했다. 핵심사업의 초점을 ▦에너지 ▦헬스케어 ▦항공 등 최첨단 기술 인프라 쪽에 맞춘 그는 5년에 걸쳐 기존 비 핵심계열사들은 매각하고, 새로운 핵심사업을 사들이면서 1차 사업부문 조정을 진행했다.

금융위기의 불똥이 튄 GE캐피털 사태는 이멜트에겐 사실 웰치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는 NBC유니버셜 등의 매각대금으로 에너지 관련 기술기업들을 대거 인수하고 헬스케어와 항공, 운송 등 인프라 산업비중을 높였다. 금융은 GE의 산업부문과 연계된 특수업무로 제한하고 규모도 대폭 축소 했다. 웰치 시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방송 미디어 금융 등을 줄여감으로써, GE는 비로소 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등 기술인프라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강성욱 GE코리아 사장은 “잭 웰치 시대의 사업 다각화는 한 마디로 이익 확대를 위한 규모 증대 위주의 다각화였다면 이멜트 시대는 인프라 관련 첨단 기술의 핵심역량 확보를 중심으로 한 성장 다각화에 초점을 맞춰 이를 글로벌 시장을 통해 확대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GE는 인프라사업에 총력전을 편 결과 지난해 산업부문에서만 1,000억 달러의 매출과 16%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인프라 기업이 된 것이다. 존 라이스 GE 부회장은 “올해 신흥시장인 남미에서만 100억 달러 인프라 수주가 예상되며 향후 5~10년간 GE는 신흥시장 인프라 사업에서 10~15%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2016년까지 총 매출의 70%를 산업 부문에서, 나머지 30%는 특수금융 부문에서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E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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