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압력밥솥과 경쟁 위해 노력
PN풍년, 中진출 1년 만에 매출 2배
칙~칙~칙~.
수 많은 남편과 중고생들을 깨우던 알람 소리는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주부 곁에서 빠르게 움직이던 압력 밥솥의 신호추 소리였다. 그 신호추는 맛있는 밥을 곧 먹을 수 있다는 아련한 추억이기도 했다.
1954년 옛 세광알미늄공업사 시절 신호추를 단 국내 최초 압력밥솥을 만든 PN풍년의 이승우 마케팅실장은 7일 경기 안산 본사에서 “신호추는 단지 추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수많은 가정집 부엌과 식당 주방에서 신나게 돌아가고 있다” 며 “디자인과 기능에서 끊임없는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PN풍년의 압력밥솥은 지난 10년 동안 1,000만 개 이상 팔렸고, 올 1분기 기준 국내 압력밥솥 시장 점유율 75%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로 태어난지 60년 된 신호추는 압력밥솥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정민철 개발실장은 “신호추는 구멍을 막은 채로 밥 맛이 가장 좋아지는 압력(0.9kg/㎠)을 만들고 그 압력에 도달하면 움직이면서 불을 끌 시간이 됐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며 “신호추가 작동하고 중간불로 3분 내외 더 익히면 가장 좋은 밥맛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호추가 최근 기능과 디자인에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신호추의 소리를 낮췄다. 이 실장은 “전에는 옆집에 자랑도 되고 집안 곳곳에 잘 알려줄 수 있게 소리(평균 60데시벨ㆍdb)를 크게 했다”면서 “요즘에는 1,2인 가구가 많고 주택 구조가 다가구 세대가 많아 큰 소리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많아 소리 테스트를 통해 음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내놓은 현미전용압력밥솥 ‘올가브라운’의 경우 잘 불지 않고 딱딱한 특성을 감안해 압력을 1.0kg/㎠ 이상으로 올려 만들었다. 압력밥솥을 인테리어 소품을 인식하고 밥솥 디자인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면서 튼튼하기만 하면 됐던 신호추도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거나 화사한 색을 입히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이 같은 신호추의 변신은 10여 년 전 등장한 전기압력밥솥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영향이 컸다. 이 실장은 “2000년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지만 편리성을 앞세운 전기압력밥솥과 싸움이 쉽지 않았다”며 “다행히 압력밥솥의 밥맛에서 더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신호추의 감성은 이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도 길들여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냄비, 프라이팬과 함께 중국 고가 제품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1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이 실장은 “제품 100%를 국내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점이 한국산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중국 전용 밥솥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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