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첫선 KBS 하이스쿨ㆍ러브온, '사춘기' '학교시리즈' 식 입시물 탈피
판타지까지 가미 새로운 장르 선봬 "사랑 통한 청소년 성장과정 다룰 것"
판타지와 로맨스를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드라마에서, 그것도 10대를 위한 청소년 드라마에서도 그것들을 볼 수 있다.
KBS 2TV는 11일부터 ‘판타지성장로맨스’를 표방한 ‘하이스쿨 : 러브온’을 방영한다. 사랑에 판타지를 가미한 새로운 장르의 청소년 드라마다. 천사인 슬비(김새론)가 위기에 빠진 우현(남우현)을 구하려다가 인간이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가 20부로 펼쳐진다. 7일 오후 열린 ‘하이스쿨 : 러브온’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성준해 PD는 “전체적으로 사랑 이야기를 다룬 풋풋한 멜로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드라마에서 멜로를 부각한 건 용감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성장·청소년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른 길이다. MBC ‘사춘기’(1993)와 ‘나’(1996), KBS의 ‘학교’(1999~2012)시리즈와 ‘반올림’(2003), ‘정글피쉬’(2008) 등 청소년 드라마들은 학교를 중심으로 우정과 입시 지옥의 현실을 담는데 주력했다. 청소년기의 반항과 가족 간의 갈등 및 화해에 초점을 맞췄다. ‘사춘기’의 한 에피소드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 보면 기존 청소년 드라마는 어른 시선에 맞춰 교훈적인 일상을 강조했던 게 사실이다.
반면 ‘하이스쿨 : 러브온’은 철저하게 10대의 일상과 감정에 충실 하려 한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게재된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만 봐도 그렇다. 18세 고교생 신우현을 두고는 “여자에게 별 관심도 없고, 슬비를 보며 사랑을 느끼며 결국 사랑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다”고 적혀있다. 우현의 동갑내기 라이벌 황성열(이성열)에 대해서는 “갖고 싶은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갖고 싶다. 슬비가”라는 거침 없는 설명이 붙어있다.
성 PD는 “사랑이야기라고 했더니 ‘성인드라마도 사랑인데 청소년도 사랑을 해야 하나’라며 비판적인 시선이 있었다’면서도 “사랑으로부터 성장이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청소년의 성장 과정을 사랑을 통해 다루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최근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CJ E&M의 투니버스는 10대 맞춤 버라이어티쇼를 내걸고 ‘김부자쇼’를 방영 중이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10대들이 출연해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에게 어필하는 법’ 등 연애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도록 한다. ‘김부자쇼’의 최우석 PD는 “청소년의 이성 교제가 자연스러운 감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동이므로 아름답게 지켜보는 게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른에게만 국한된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 PD도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게 사랑”이라며 “단순 멜로가 아닌 희생을 통해 완성되는 사랑, 재결합 가정의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을 주제로 드라마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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