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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생존율 높이는 표준 수술법, 국내 연구진이 발표

입력
2014.07.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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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김선회 교수팀, 외과 권위지에 기고

김선회ㆍ장진영ㆍ강미주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연구를 통해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표준 수술법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는 외과계 최고 권위 학술지(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6~2010년 국내 7개 병원에서 췌십이지장절제술이 예정된 췌장암 환자 169명을 표준 림프절ㆍ신경 절제술 그룹(비교군 83명)과 확대 림프절ㆍ신경 절제술 그룹(대조군 86명)으로 전향적으로 나눈 후, 수술 후 생존율을 비교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복부 수술 중에서 가장 큰 수술로 췌장, 십이지장, 담도를 동시에 잘라내는 수술이다. 표준 림프절 절제술은 췌장 주위의 림프절 중 암 전이 가능성이 높은 특정 림프절만 제거한다. 확대 림프절 절제술은 표준 림프절 절제술 보다 림프절 절제 범위가 넓고, 주변 신경 조직까지 제거한다.

분석 결과, 췌장암 수술 후 2년 생존율이 비교군은 44.5%인 반면, 대조군은 35.7%로 나타났다. 무(無)진행 2년 생존율도 비교군은 25.2%, 대조군은 19%였다. 즉, 확대 림프절 절제술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는 없었다. 반면, 확대 절제 시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이 약간 증가했다.

연구팀은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가 생존율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20.8개월인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는 14개월이었다.

특히 비교군 중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2년 생존율은 50.7%인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는 25%였다.

췌장암은 한국인 암 발생 9위, 암 사망 5위, 5년 생존율 7.8%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적 절제가 필수다. 하지만 수술의 방법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란이 많았다.

췌장암세포는 췌장 주변의 림프절과 신경을 통해 퍼진다. 이에 일부 의사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췌장 주위 림프절과 신경을 넓게 잘라냈으나, 난치성 설사, 영양실조 등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었다. 췌장암은 수술 절제 범위에 대한 표준화가 없어, 병원 또는 의사에 따라 수술의 치료 성적이나 합병증에 큰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표준 림프절 절제만으로도 확대 림프절 절제와 같은 수준의 췌장암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난치성 설사, 영양실조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확대 림프절 절제술을 막을 수 있게 됐다” 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수술 후 적극적인 항암 방사선 치료가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췌장암 치료법은 표준 림프절 절제술 후 적극적인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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