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3번째이자 36년 만에 처음 "이처럼 특징 있는 대진은 없어"
9일 '월드컵 맞수' 브라질-독일
네이마르의 결장이 최대 변수
10일 아르헨티나-네덜란드
'신계' 메시 VS '번개'로번 대결
역대 월드컵 최고의 4강 대진 퍼즐이 완성됐다.
남미의 두 기둥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럽의 독일과 네덜란드가 각각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 올랐다. 남미와 유럽, 두 팀씩 4강에 오른 것은 1970년 멕시코 대회(브라질ㆍ우루과이ㆍ이탈리아ㆍ독일)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네덜란드ㆍ이탈리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4강부터 양대 축구 대륙 팀끼리 나뉘어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개최국 브라질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독일과 결승 티켓을 두고 다투며,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격돌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월드컵 사상 이처럼 특징 있는 대진은 없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다 우승 브라질 vs 꾸준함의 독일
2002년 한ㆍ일 월드컵 결승전 이후 1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최다 우승국 브라질(5회)과 3회 우승의 독일이 결승 길목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두 팀은 나란히 7차례씩 결승에 올라 월드컵 최다 결승 진출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2년 전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호나우두의 2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역대 A매치 전적은 12승5무4패로 브라질이 앞서 있다.
두 팀의 전력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브라질이 좋지 않다. 공수의 핵심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를 잃었다. 네이마르는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허리를 가격 당해 척추 골절상을 입어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또한 시우바는 경고 누적으로 빠진다. 그나마 브라질은 공격진의 후우키(제니트)와 오스카르(첼시)가 믿음직하고, 원톱 프레드(플루미넨세)가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전차군단’ 독일은 상대를 압도할 만큼 위력이 없다. 16강전에서 한 수 아래 전력인 알제리에 2-1로 힘겹게 이겼고,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도 1-0으로 간신히 따돌렸다. 그러나 지난 대회까지 3회 연속 4강에 오른 저력과 꾸준함은 여전히 돋보였다. 독일은 사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라는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2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부상 여파로 체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게 약점이다.
메시의 아르헨티나 vs 로번의 네덜란드
최고의 골잡이들이 만났다. 중심에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의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있다. ‘신계의 선수’ 메시는 8강까지 4골 1도움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을 홀로 이끌며 월드컵에 약한 징크스를 제대로 떨쳐냈다.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는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렸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상대에 큰 위협을 줬다. ‘리틀 메시’로 불리는 벨기에의 신성 에덴 아자르(첼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아르헨티나의 약점은 메시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그러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이 벨기에전에서 24년 만의 준결승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을 터트려 득점 본능을 되찾았다는 것이 반갑다.
네덜란드는 번개 같은 질주를 자랑하는 로번이 믿을 구석이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2차전 이후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쾌속 드리블로 그라운드 모든 곳을 누비면서 팀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더구나 최전방에서 로번과 호흡을 맞추는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회 초반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로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스리백 전술로 재미를 보고 있는 네덜란드는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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