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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선전에 분위기 바뀐 브라질

입력
2014.07.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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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찬성 비율 대회전 45%→60%로 급상승

호세프 대통령 지지율도 상승 '재선가도 쾌청'

브라질의 축구팬이 호세프 디우마 대통령의 이름이 씌여진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브라질의 축구팬이 호세프 디우마 대통령의 이름이 씌여진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축구를 좋아하는 피는 속일 수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직후까지만 해도 월드컵 개최에 부정적이던 브라질 국민 중 상당수가 태도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표정도 급격히 밝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자 ‘브라질 국민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는 기사에서 최근까지 브라질 월드컵에 반대하며 거리에서 경찰과 맞섰던 라파엘 라벨로(24)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영상물 제작업체 직원인 라벨로씨는 당초 브라질 정부가 수 십 조원 예산을 월드컵에 투입하는 것에 반대했으나, 막상 월드컵이 개막한 뒤에는 자국 축구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TV에 붙어 살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던 호날두 선수도 “브라질의 월드컵 개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하던 태도를 바꿔, “우리는 꿈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월드컵 개최 이전에는 45%에 불과하던 브라질 국민의 월드컵 찬성비율이 지난 2일 조사에서는 60%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NYT는 브라질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는 등 선전을 펼치고, 일반 여론이 개선되면서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빈부격차를 보여 주듯 칠레와 맞붙은 8강 결정전을 직접 관람한 브라질 국민은 대부분은 부유층 백인 유권자였고, 이들 대부분이 호세프 대통령에게는 야유를 퍼부었으나 오히려 재선 가도에는 득이 됐다고도 분석했다.

이 신문은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 최근 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대선 예상득표율은 38%로 지난달 조사(34%)보다 4%포인트 올랐다고 전했다. 은퇴한 경찰관으로 살바도르시에 살고 있는 발디르 로바오씨는 “잔치가 시작됐는데 그걸 망칠 사람이 있겠느냐”며 “축구장 지을 때까지는 시위대의 시간이었지만,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더 이상 그들의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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