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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주차] 주말 어떤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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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주차] 주말 어떤 영화 볼까

입력
2014.07.0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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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4' 넘은 '신의 한 수' 돌풍 속

무서우면서 서글픈 '소녀괴담'도 볼만해

예술영화 '그레이트 뷰티'도 놓칠 순 없어

신의 한수.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신의 한수.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이변이다. 제목 그대로 신의 조화가 작용한 것일까.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거대 로봇들의 액션쇼를 넘어섰다. ‘신의 한 수’의 개봉일(3일) 일일 흥행 순위 1위는 골리앗에 대한 다윗의 승리에 버금간다. 주말 극장가 혈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이번 주 초만해도 지난 주에 이어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트랜스포머4)의 일방적 흥행이 예상됐다. 개봉 첫 주에만 200만을 넘긴 흥행세가 호기로웠다. 이변은 3일 일어났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본 관객은 10만9,157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었다. 새로 선보인 ‘신의 한 수’는 18만1,459명이었다. ‘트랜스포머4’의 2배 가까운 흥행 성적이었다. ‘신의 한 수’가 대이변을 일으켰다 말할 수 있는 수치다.

‘신의 한 수’는 바둑을 주요 소재로 삼은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내기 바둑을 했다가 형을 잃은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이 중심에 선다. 태석은 살수(이범수) 일행의 음모로 혈육을 잃었을 뿐 아니라 누명까지 쓰게 된다. 그는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복수를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바둑 선수들을 끌어 모은다. 아픈 사연을 지닌 주님(안성기)과 꽁수(김인권), 허목수(안길강)가 태석을 위해 뭉치고 살수를 향한 승부수를 띄운다.

‘신의 한 수’는 액션과 바둑을 결합한 이색 시도가 흥미로운 영화다. 지난해 ‘감시자들’로 호평을 받은 정우성을 앞세우고 비중 있는 조연들이 탄탄한 진용을 형성했다. ‘뚝방전설’과 ‘퀵’을 만든 조범구 감독이 배우와 스태프를 지휘했다. 관객이 원하는 점을 잘아는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감독이다.

‘트랜스포머4’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1~3편보다 보여주기에만 집중하고 이야기를 소홀히 한 탓이 크다. 3일까지 319만6,254명이 관람했으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700만 전통(기존 3편 모두 700만명대 관객을 모았다.)을 지켜가기 힘들다는 전망이 있다.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 당초 개봉일(17일)보다 1주일 앞당겨 개봉시기를 정한 점도 ‘트랜스포머4’의 눈에 띄는 하락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말 흥행 레이스의 변수는 가족 관객이다. ‘신의 한 수’는 청소년관람불가이다. 반면 ‘트랜스포머4’는 12세 이상 관람가다. 주말 극장가에선 가족 단위 관객이 힘을 발휘한다. 상승세의 ‘신의 한 수’와 하락세의 ‘트랜스포머4’라 하나 흥행 여건은 ‘트랜스포머4’가 유리하다. ‘신의 한 수’는 바둑을 소재로 했으나 바둑판 위에서 벌어지는 승부의 서스펜스보다 피비린내 풍기는 액션에 방점을 뒀다. 성인 가족들도 발걸음을 꺼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소녀괴담. 리틀빅픽쳐스 제공
소녀괴담. 리틀빅픽쳐스 제공

충무로 공포영화 ‘소녀괴담’의 선전도 예상된다.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가 거의 절멸한 충무로에서 보기 드물게 초월적 존재를 다룬다.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소년 인수(강하늘)가 외톨이로 지내다가 또래의 소녀 귀신(김소은)과 우정을 쌓으면서 벌어지는 무서우면서도 서글픈 사연을 펼친다. 개봉일(3일) 5만393명이 봐 공포영화로는 호성적이라 할 흥행 성과를 거뒀다.

다양성영화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녀’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그레이트 뷰티’는 이번 주말에도 주목해야 할 예술영화들이다. 미국과 스웨덴 이탈리아 영화의 저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다. 특히 ‘그레이트 뷰티’는 눈과 귀를 황홀하게 만드는, 근래 보기 드문 영화다운 영화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상을 받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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