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가구ㆍ생활용품 업체 이케아 한국 진출이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생활용품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공룡 이케아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홈데코 등을 아우르는 생활용품 시장은 약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몇 년 새 성장 속도가 빨라져 일본 생활용품업체 무인양품의 한국 매출은 2011년 232억원에서 지난해 362억원으로 2년 만에 156% 늘었다. 영국 브랜드 캐스키드슨도 올 들어 현재까지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50% 신장됐고, 종합 생활용품 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리바트의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0%가량 증가했다.
한국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보다 선진화한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는 북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생활용품 시장이 성장의 정점을 찍고 안정기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나를 위한 소비의 비중이 큰 1인 가구가 늘고, 집의 작은 부분까지 개성 있게 꾸미려는 경향이 확산됨에 따라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조ㆍ유통 일괄(SPA)브랜드를 비롯한 거대 기업들은 최근 생활용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H&M코리아는 전국 19개 패션매장으로 쌓은 인지도를 발판으로 하반기 잠실 롯데월드몰에 H&M 홈 첫 매장을 연다. 자라리테일코리아도 연내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 내에 자라 홈을 입점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생활용품브랜드 자주(JAJU)의 대형 단독 매장을 열었다. 2010년 이마트의 ‘자연주의’를 인수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를 세계적인 생활용품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름을 ‘자주’로 바꾼 바 있다. 향후 솟대, 호랑이, 오리, 백일홍 등을 디자인에 적용한 한국형 생활용품을 앞세워 2020년까지 5,000억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최근 치열해진 생활용품 경쟁에는 9월로 예고된 이케아의 상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 공룡’으로 불리지만 매출의 50% 이상이 생활용품으로부터 나온다”며 “세계 생활용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이케아가 문 열기 전에 서둘러 입지를 다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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